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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으로 탁월한 K팝, 그래도 너무 아름답기만 한 건 무섭지 않나요" 佛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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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으로 탁월한 K팝, 그래도 너무 아름답기만 한 건 무섭지 않나요" 佛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 [인터뷰]

입력
2024.10.22 17:37
수정
2024.10.22 18:4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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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샤잠!'으로 8년 만에 내한
25~27일, LG아트센터 서울서 공연
1998년 초연 리뉴얼한 2021년 버전
초연 무용수들 출연, 세월 흔적 보여줘
"괴기한 표현에 매료돼 서커스 등 다양하게 익혀"

필립 드쿠플레가 22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필립 드쿠플레가 22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저는 영화와 공연 사이에 위치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양한 스타일을 구성해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왔다 갔다 하는 그저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할까요."

프랑스 복합예술의 아이콘인 연출가 겸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63)의 대표작 '샤잠!'이 1999년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이후 25년 만에 재공연된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25~27일 공연을 앞두고 22일 기자들과 만난 드쿠플레는 "나 자신도 나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경력을 시작한 드쿠플레는 1983년 만든 데세아(DCA) 무용단을 이끌며 무용과 연극, 서커스, 마임 등 다양한 장르와 영화, 건축, 패션 등 시각적 효과를 아우르는 기발한 상상력의 무대를 선보여 왔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으로도 유명하다.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 LG아트센터 제공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 LG아트센터 제공

'샤잠!'은 장르를 규정할 수 없어 '드쿠플러리(드쿠플레 방식)'라는 신조어까지 낳은 드쿠플레의 창작 스타일이 물씬 묻어나는 작품. 이번 공연은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1998년 초연을 리뉴얼한 2021년 버전이다. 드쿠플레는 초연에 함께한 무용수와 연주자를 다시 불러 모아 '샤잠!'을 새롭게 복원했다. 중년이 된 무용수들은 20여 년 전 영상 속 자신과 함께 무대를 채운다. 그는 "무용수 얼굴과 몸의 세월의 흔적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적으로 부족한 5% 정도는 그들이 오래 활동하며 지니게 된 우아한 존재감이 채워 준다"고 했다. 드쿠플레가 초연 무용수들과 다시 작업한 또 다른 이유는 '인간적 존중' 때문이다. 그는 "무용수들은 예술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가진다"며 "각자가 지닌 역할과 재능은 다른 누군가가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그도 직접 무대에 오른다.

"샤잠, 세월 흐름으로 발현되는 아름다운 존재감"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 LG아트센터 제공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 LG아트센터 제공

공연 제목 '샤잠!'은 마술사들이 쓰는 주문에서 따왔다. 관객을 마법의 순간으로 이끌고 싶은 그의 창작 철학이 반영됐다. 그는 "일상엔 즐거움만 있지 않지만 '샤잠!'이 관객에게 행복감과 내면의 쾌락까지 전해 주는 공기 방울 같은 것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드쿠플레의 내한은 2016년 '콘택트' 이후 8년 만이다. 그사이 달라진 한국 대중문화의 높은 위상을 방증하듯 드쿠플레는 "친구 딸이 방탄소년단(BTS)의 열성적 팬"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K팝 콘텐츠를 두루 살펴봤는데 뛰어난 미학에 감탄했다"면서도 "너무 완벽히 아름다운 모습만 나와서 좀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드쿠플레는 "일상적이지 않고 괴기하다고까지 느껴지는 그런 종류의 장면 연출에 매료돼 있다"며 "공연 예술은 국제적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는 전혀 다른 작업이지만 예술가와 관객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관객이 집단적으로 느끼는 감동에서 오는 울림이 크다"고 강조했다.

필립 드쿠플레가 22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드쿠플레는 "공연장 로비에서부터 퍼포먼스가 시작되는 '샤잠!'은 시작 시간 15분 전에 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제공

필립 드쿠플레가 22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드쿠플레는 "공연장 로비에서부터 퍼포먼스가 시작되는 '샤잠!'은 시작 시간 15분 전에 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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