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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상업·관광 아우른 신생활 중심"··· 청주 원도심이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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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상업·관광 아우른 신생활 중심"··· 청주 원도심이 부활한다

입력
2024.10.23 19:20
수정
2024.10.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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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제한 완화, 재개발 촉진 기대
도로·공원 확충해 정주 여건 개선
성안동 재생사업 문화관광 거점화
지하상가 청년 특화공간 새 단장
구역별 특화 전략, 고밀도 개발
이범석 시장 "원도심 기능·매력
되살려 지역경제 새 도약 견인"

주택 정비사업이 본격화할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 일대. 현재 이곳에서 추진 중인 약 4,000세대 아파트 건립이 완료되면 침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주시 제공

주택 정비사업이 본격화할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 일대. 현재 이곳에서 추진 중인 약 4,000세대 아파트 건립이 완료되면 침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주시 제공



지난 22일 오후 충북 청주시 도심 성안길. ‘점포 임대’ 알림판을 붙여 놓은 빈 상점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영업을 하는 가게에도 손님이 별로 없어 썰렁하기만 하다. 상인 이모(61)씨는 “사람들로 늘 북적댔던 성안길은 오래전 이야기"라며 "과거 번성했던 상권을 살리려면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시가 쇠락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고도제한을 완화해 개발 장벽을 낮추고 문화관광을 아우른 특화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원도심 탈바꿈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성안길을 중심으로 한 청주 원도심은 한때 서울 명동 못지않은 상권으로 손꼽힐 정도로 번화했다. 하지만 외곽지역 개발에 따른 상권 이동으로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고 상가 거리는 쇠퇴한 지 오래다.

경관지구 폐지, 건물 43층까지 올린다


이에 민선 8기 청주시는 원도심 활성화를 역점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달 27일 원도심 경관지구를 폐지, 고도제한을 대폭 완화했다. 경관지구가 도심 주거환경 개선 등 재개발을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민선 7기 때인 2022년 2월 도심 성안동과 중앙동 일원 1.25㎢를 원도심 경관지구로 지정해 구역별 건축물 높이를 17~44m로 제한했다. 조치가 내려지자 주민들은 “사유재산 침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각계에서는 도심 공동화 현상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했다.

청주시는 민선 8기 들어 경관지구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이는 이범석 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대상지는 성안동·중앙동 일원 1.37㎢로 일부 조정됐다.

경관지구 폐지에 따라 제2종 일반주거지역 및 준주거지역에선 최고 108m, 상업지역은 최고 130m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 11층 정도까지만 지을 수 있던 건물을 최고 43층까지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홍경표 성안길번영회장은 “고도제한 완화로 주춤했던 도심 재개발이 촉발될 것”이라며 “주상복합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들어서고 생활 인프라가 늘어나면 유동인구도 늘고 상권도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반겼다.

남주동에 4000가구 주상복합아파트


청주시는 원도심을 구역별로 특화 발전시키는 전략도 마련했다. 거점유도권역(고밀 중심기능), 도심활력권역(편의시설 확충), 특화관리권역(상권·관광 거점)으로 나눠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신청사 건립지와 중앙공원 인근은 공동개발권역으로 묶어 업무와 상업이 어우러진 고밀도 복합 개발을 유도할 참이다.

원도심 일대 정주여건 개선 사업도 시동을 걸었다. 시는 관리구역인 남주동 일원 10만㎡에 총 150억 원을 퍼부어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이 지역 재건축 사업들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현재 7개 조합이 4,000가구 안팎의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선 시 도시국장은 “청주 원도심 활성화 전략은 고밀도 개발을 유도해 주거와 상업, 문화를 아우르는 신생활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안동 도시재생사업 거점 시설로 활용될 옛 유니클로 건물. 여행자 안내센터와 쉼터, 작은도서관, K-컬처센터 등 관광객을 위한 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청주시 제공

성안동 도시재생사업 거점 시설로 활용될 옛 유니클로 건물. 여행자 안내센터와 쉼터, 작은도서관, K-컬처센터 등 관광객을 위한 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청주시 제공



관광객이 넘쳐나는 철당간 광장


청주시는 도시재생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가진 성안동을 문화관광 거점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는 우선 도심 한복판의 용두사지철당간 광장 규모를 현재 720㎡에서 1,250㎡로 2배 가까이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서 갖가지 축제와 행사를 펼치고, 해외 관광객을 위한 공연과 전시도 선보일 참이다. 광장 인근에는 관광거점 시설을 조성한다. 안내센터, 여행자 쉼터, 작은 도서관과 함께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이 공유하는 K컬처 공간을 조성키로 했다.

성안동 도시재생 사업에는 민간 기업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 롯데아울렛이 시와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장 인근에 들어설 관광거점 시설에 심포니 작은도서관을 조성키로 했다. 롯데아울렛은 철당간 광장과 맞닿은 옛 롯데영프라자 건물 외벽을 미디어파사드 용도로 시에 제공키로 약속했다.

청주시와 HDC현대산업개발, 롯데아울렛이 지난달 성안동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업무협약을 했다. 청주 도시재생에는 기업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청주시와 HDC현대산업개발, 롯데아울렛이 지난달 성안동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업무협약을 했다. 청주 도시재생에는 기업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도시재생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청주시는 정부 공모 사업에 도전 중이다. 정부 공모에 선정(12월 예정)되면, 시는 국비 지원금 150억 원과 지방비 100억 원 등 총250억 원을 들여 내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청년 공간으로 활기 더할 대현지하상가


장기 방치된 대현지하상가는 청년들을 위한 특화 공간으로 새 단장한다. 지하 250m 구간에 점포 120여 개가 밀집해 있던 대현지하상가는 원도심 상권 침체 등으로 모든 점포가 철수해 지금은 텅텅 빈 상태다.

시는 이곳을 청년 활동을 지원하고 청년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청년 취창업 지원공간, 청년공방, 개방형 북카페, 커뮤니티 지원센터, 동아리실, 소극장, 문화마당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올해까지 설계를 마친 뒤 바로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개장 목표는 내년 10월이다.

이범석 시장은 “철당간 광장과 대현지하상가가 살아나 육거리시장, 청주향교 등과 연결하면 도심 관광지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체계적인 사업 추진으로 청주 원도심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펼쳤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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