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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별세… MB 정부 때 ‘만사兄통’으로 통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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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별세… MB 정부 때 ‘만사兄통’으로 통하기도

입력
2024.10.23 14:00
수정
2024.10.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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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선 국회의원, 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
IMF 위기부터 자원 외교까지 '해결사'
두 차례 구속, 2020년 출소 후 치료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유족 제공. 연합뉴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유족 제공.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으로 ‘자원외교 전도사’ ‘미스터 위기관리’ 등으로 불린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노환으로 23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병원에서 질환으로 치료 중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졌다.

1935년 경북 영일 출신인 이 전 부의장은 경북 포항 동지상고(현 동지고)를 졸업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으나 부상으로 자퇴한 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1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해 1984년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산업화 시대 주력이었던 섬유 산업 발전과 수출 확대에 기여한 전문경영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고인은 1988년 민주정의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고향인 경북 영일·울릉에서 당선돼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이후 18대까지 내리 국회의원(6선)을 지냈다. 의정 활동 중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사무총장·정책위의장, 한일의원연맹회장, 국회 운영위원장·재정경제위원장 등을 두루 거쳤다. 17대 국회 하반기 국회 부의장을 맡았다.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이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함께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이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함께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고인은 의원 시절 ‘미스터 위기관리’로 불렸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금융개혁을 주도했다. 2002년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몰렸을 당시, 박근혜 당시 대표에게 ‘천막 당사’를 제안해 당의 위기 돌파에 일조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치열하게 맞붙은 당내 경선부터 본선까지 동생인 이 전 대통령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모든 게 형으로 통한다’는 의미의 ‘만사형(兄)통’, ‘상왕(上王)’이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국정·인사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비선 정치’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2011년 정치일선 후퇴를 공식 선언하고 ‘자원외교’에 집중했다. 볼리비아 리튬 확보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된 형을 회상하며 "정치라는 게 도전하고 힘 있게 하기보다는 겸손하게 또 진정으로 국가를 위해서 한다는 생각을 갖고 하면 좋겠다고 충고했고, 나도 그렇게 했다"며 "혈육 관계를 떠나 열심히 국가를 위해서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줘서 가족 일원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지난 2018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휠체어를 탄 채 출두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지난 2018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휠체어를 탄 채 출두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고인은 굴곡진 말년을 보냈다. 2012년 솔로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7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년 2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현직 대통령 친형이 구속된 첫 사례였다. 이 전 대통령은 고인 구속 직후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2013년 만기 출소한 고인은 2019년 포스코그룹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3개월 형을 확정 받고 다시 수감된 뒤, 2020년 8월 출소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최신자씨와 자녀 지형·성은·지은씨, 며느리 조재희씨, 사위 구본천·오정석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이고, 발인은 26일 오전 6시 30분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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