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공영방송 역할 충실히“ 소감
박민 사장 체제서 메인 앵커 발탁
‘파우치 대담’ 이후 인지도 급상승
면접서도 “파우치가 맞다” 입장 고수
야권 이사·노조 “위법적 사장 선임” 반발
박장범(54) KBS ‘뉴스9’ 앵커가 23일 KBS 새 사장 후보자로 결정됐다.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칭해 윤석열 정권을 대변했다는 비판을 받은 앵커가 최종 후보가 된 것이다. 공영방송 KBS가 계속 정권 친화적인 목소리를 내게 하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언론계에서는 얼마 전부터 박 앵커가 유력하다는 설이 오르내렸다.
'파우치 대담' 후 인지도 급상승
KBS 이사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박 앵커를 27대 신임 사장 최종 후보로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사장에 지원한 박 앵커와 박민 현 사장, 김성진 KBS 방송뉴스주간 등 3명의 지원자를 면접 심사한 후 투표로 박 앵커를 최종 후보자로 뽑았다. 표결에는 여권이 추천한 이사 7명만 참여했다.
박 앵커는 후보자로 결정된 직후 “KBS의 최고경영자는 시청자인 국민”이라며 “시청자들이 원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4년 KBS 기자로 입사한 박 앵커는 ‘KBS 뉴스광장’ ‘심야토론’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직후 ‘뉴스9’ 앵커에 발탁됐고,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 특별대담을 진행한 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여사가 수수한 디올 핸드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부르면서다.
박 앵커는 23일 이사회 면접에서도 “파우치가 맞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제조사(디올)가 붙인 이름(파우치)을 쓴 것"이라며 "(명품이라고 부르지 않은 것은) 사치품을 명품으로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뷰 대상자가 대통령이라서 특별히 용어(파우치)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KBS 안팎에서는 ‘파우치’ 발언으로 김 여사 논란을 축소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 사장 후보자가 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김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 축소하며 KBS 뉴스를 '용산 방송'으로 만든 주범 박장범을 이사회가 최종 사장 후보로 임명제청한 것에 충격을 금치 못한다”며 “결국 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첫 70년대생 '젊은 사장' 나올까
KBS 사장은 KBS 이사회가 임명제청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54세인 박 앵커가 임명되면 KBS 최초의 1970년대생 사장이 된다. 2010년 이후 재임한 역대 사장 6명의 취임 당시 나이가 57~61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젊은 사장’이다. 또 KBS 최초 ‘9시 뉴스’ 앵커 출신 사장 후보이기도 하다. 임기는 올해 12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3년이다.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KBS 내부 구성원들과 이사회 야권 추천 이사들은 사장 선임 절차가 위법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 앵커를 뽑은 여권 성향 이사 7명은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이진숙 위원장, 김태규 부위원장)의 의결로 지난 9월 임명됐는데, 법원이 최근 '2인 체제 의결'이 위법하다고 판결한 만큼 이사들 임명 역시 무효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절차적 위법성을 이유로 표결에 불참한 야권 성향 이사들은 "박 앵커 임명제청은 무효"라고 주장했고, 다수 노조인 KBS본부는 이날 7년 만에 총파업을 벌이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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