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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나토, ‘북한군 러시아 파병’ 첫 인정… “증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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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나토, ‘북한군 러시아 파병’ 첫 인정… “증거 확보”

입력
2024.10.23 21:59
수정
2024.10.23 22: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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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미 국방 “매우 심각한 문제”... 나토도 확인
한국 국정원 공식 발표 이후 닷새 만에 처음 인정
NYT “북한군 2500명 러 도착, 우크라 전장엔 아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외교아카데미를 방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외교아카데미를 방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대한 미국 정부의 첫 공식 인정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회원국들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 사안을 둘러싼 논란이 국제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불붙게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오스틴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주둔해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의도를 묻는 질문에 오스틴 장관은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두고 봐야 한다. 우리가 명확히 해야(sort out) 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 정부 고위 인사가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사실로 인정한 것은 지난 18일 “북한이 1만2,000명을 파병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했다”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발표 이후 닷새 만에 처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13일부터 이 문제를 거듭 제기하며 서방의 대응을 촉구했음에도, 미국 정부는 줄곧 ‘사실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식의 신중 모드를 유지해 왔다. 22일에도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국정원의 ‘북한군 러시아 파병 확인’ 발표와 관련, “미국은 특정 정책 영역에 대한 공개적 언급 전에 자체적인 프로세스와 평가를 거친다”고만 말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기정사실화한 우크라이나·한국 정부 입장에는 거리를 유지해 왔던 것이다.

이날 미국과 나토가 어떤 맥락 또는 배경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인정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군의 현재 파병 규모, 향후 합류가 예상되는 추가 병력 규모 등에 대해선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이 확보했다는 ‘증거’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NYT는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지금까지 북한군 2,500명가량이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전장에 도착한 북한군 병력도 아직까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별도 논평을 내지 않았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한군 파병설을 일축해 왔으나, 최근 들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NCND) 입장으로 선회했다.

김정우 기자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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