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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특별감찰관 놓고 '與-與 내전' 벌일 때인가

입력
2024.10.25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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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정면 대립이 여권 전반의 친윤-친한계 충돌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국정의 두 축이 국민을 앞에 두고 벌이는 무책임한 모습에 기가 차지만 이젠 여당 내 투톱 간 내분마저 뚜렷해졌다. 그 고리로 대통령 가족의 일탈 여부를 살피는 특별감찰관 문제가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표가 그제 이 문제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추진하겠다고 하자, 추경호 원내대표는 회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곧바로 언론에 “국회 운영은 의원총회로 결정할 부분”이라며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한 대표가 어제 “원내든 원외든 당대표가 총괄한다”고 선전포고하면서 “두 사안 연동은 당론”(권성동 의원), “원내 관여는 월권”(홍준표 대구시장) 등 한 대표를 포위하는 반격이 쏟아졌다.

하지만 특별감찰관 임명은 여론의 관심에서 한참 떠난 얘기라 답답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다. 김 여사 관련 다수의 의혹은 수사로 밝혀져야 할 수준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만 해도 검찰의 무혐의 불기소 처분으로 인해 지금 국민적 관심사는 특검법 향배 아닌가. 1년 이상 제기돼온 김 여사 사과와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임명을 넘어서는 특단의 조치를 내놔도 민심을 달래기 힘든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을 감찰하는 기구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시행됐지만, 문재인 정부와 윤 정부는 특별감찰관을 두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여야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추천을 연계해왔지만 한 대표가 변화에 나서면서 내부 충돌이 생긴 것이다.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도 필요한 일이나 업무와 성격이 판이한 두 사안을 별도 대응키로 한 건 이제라도 다행이다. 특별감찰관은 강제조사 권한이 없어 혐의를 발견하더라도 검찰총장에게 고발·수사의뢰할 수 있을 뿐이다.

핵심 문제를 벗어난 사후약방문일지라도 당대표가 전향적 의지를 밝혔다면 국민의힘은 속히 당내 이견을 정리하고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민주당도 여권 분란을 활용할 생각 말고 포괄적 대화를 검토하기 바란다. 지금처럼 정국이 긴박할수록, 윤 대통령과 여야 모두는 민심이 눈에 불을 켜고 그 진의를 지켜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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