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에
사전등록·거래내역 보고 의무화 추진
내년 상반기 중 '외국환거래법' 개정
정부가 가상자산의 국가 간 거래를 상시 점검하기로 했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탈세와 자금세탁 등 불법 외환거래를 막기 위해서다. 다만 가상자산을 실제 거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화폐'로 규정할지는 추후 논의할 계획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동행 기자단 간담회를 열어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를 하는 사업자에 대해 사전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등록한 사업자는 국가 간 거래내역을 한국은행에 정기 보고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라며 "가상자산 관련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관계 부처 간 협의·입법을 거쳐 내년 하반기 시행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 규제는 아직 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올해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기존 화폐의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가상자산) 일일 거래액은 3,000억 원 규모로 급증했고, 가상자산이 탈세와 자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는 더 크게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적발된 외환 범죄 금액 중 가상자산 관련 금액은 81.3%(9조 원)에 이른다.
이에 정부는 제도화 전 '거래 점검(모니터링)'부터 하겠다는 해법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추진,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정의 조항을 신설할 계획이다. 가상자산은 외국환이나 대외 지급수단, 자본거래 등에 포함되지 않는 '제3의 유형'으로 규정될 예정이다.
외국환거래법에 정의가 담기게 되면 코인거래소 같은 사업자는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를 취급한다고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거래일과 거래금액, 가상자산 종류, 송수신에 대한 식별 정보 등 거래 내역도 매달 한국은행에 보고해야 한다. 이 정보는 국세청·관세청·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 등에 제공돼 불법거래 감시·적발 등에 활용된다. 관련 사업자는 국내에 약 40곳으로 가상자산거래소 28곳과 보관·관리업체 12곳 등이 법망에 들어오게 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가상자산의 무역·자본거래 허용 등 제도화 여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제도화 논의는 11월에 출범할 예정인 금융위원회 주도 가상자산위원회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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