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달러 수요, 증시 외국인 이탈
원화 약세폭 더 컸던 것으로 추정
환율이 세 달 만에 처음 장중 1,390원을 돌파했다. 외국인의 역외 달러 수요에 한국 증시 이탈까지 겹치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5일 오후 3시 30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8.5원 오른 1,388.7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7월 3일 1,390.6원 이후 네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낮 12시 40분쯤 1,390.4원을 터치했고, 주간거래 마감 이후에도 1,390.9원으로 뛰어오르는 등 환율은 지속적인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이날 원화 매도세가 유독 강했다는 분석이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역외 외국인의 달러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도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원화가 특별한 거시경제적 이유 없이 상대적으로 더 큰 약세를 보였다"며 "수급이 꼬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4,000억 원 가까이 매도한 것도 환율 상승세를 부추겼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증시는 특별한 방향성 없이 실적에 따른 종목 장세를 보였다. 금융주는 강세를 보였으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1.24%)가 5만5,9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재차 경신하는 등 외국인 이탈이 지속됐다.
외환당국도 환율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원화가 움직이는 속도가 다른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더 빠르다는 시장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통화 변동성에 경각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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