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교수 등 1심 선고 앞두고 '릴레이' 회동
윤여준 "무죄 땐 날개… 유죄 땐 어려워질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수진영의 책사로 꼽혔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난다.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에 윤 전 장관까지 잇따라 만나는 것은 대권 가도에 있어 중도 확장을 위한 의견 구하기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 전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이에 대해 윤 전 장관은 27일 통화에서 "이 대표 측에서 보자고 연락이 와서 보게 됐다"며 "'구색 갖추기' 차원의 만남일 수도 있겠지만 정치인이라면 사람들을 두루두루 만나 얘기를 듣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 중용됐던 윤 전 장관은 이회창 전 국무총리나 안철수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의 멘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윤 전 장관은 최근 윤석열 정부를 향해 "망조가 들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지난달에는 김 전 비대위원장과 이 교수를 만나 국정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지금 시국을 어떻게 보시느냐'고 물었고 나는 '지금 정부가 형편없지만 과거 국정농단 때처럼 촛불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장관은 "탄핵이니 특검이니 하는 것은 극단적인 얘기"라며 "점잖은 방법으로 참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야당으로서 현명한 태도"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보수진영의 원로 인사를 연달아 만난 것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들 모두 합리적 보수·중도 진영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차기 대선주자로서 중도·외연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게다가 다음 달 공직선거법 위반(15일)·위증교사(25일) 혐의 1심 재판도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야당 원로 중 이 대표에게 조언을 할 만한 위치에 있는 인사는 많지 않다. 윤 전 장관은 "재판 결과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무죄가 나오면 (대선을 위한) 날개를 다는 것이고, 유죄가 나오면 향후 정치적 일정은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아무리 국정운영을 못 한다고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끝장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기에 원로분들에게 야당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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