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191석·공명당 24석 얻어
제1야당은 의석수 30% 이상 약진
이시바 취임 한 달 만에 최대 위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결국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양당의 과반이 깨진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직후 '중의원 조기 해산'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자민당 계파 비자금 스캔들'로 시작된 정권 심판론을 뒤집지 못했다.
28일 교도통신과 NHK방송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191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공명당은 24석을 얻었다. 자민·공명당 의석 수 합계는 215석으로, 중의원 전체 465석의 과반인 233석에 한참 못 미쳤다. 두 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은 옛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준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특히 자민당은 '4연속 단독 과반'에 마침표를 찍었다. 옛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은 2012년부터 자민당은 2014년, 2017년, 2021년 등 네 차례 총선에서 매번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불거진 자민당 '계파 비자금 스캔들', 고물가에 따른 실질 임금 감소 및 팍팍한 살림살이 등에 따른 민심 이반 탓에 처참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반면에 야권은 약진하며 자민당 독주 체제에 큰 균열을 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148석으로 몸집을 키웠다. 제1야당이 전체 의석수의 30%에 해당하는 140석 이상을 확보한 것은 2003년 민주당이 177석을 얻은 이후 21년 만에 최초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자민당 비자금 문제를 집중 공략하며 심판론을 앞세운 결과로 풀이된다. 우익 성향 야당 일본유신회는 44석에서 38석으로 감소했지만, 국민민주당은 7석에서 28석으로 의석 수가 크게 늘었다.
15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이시바 총리는 취임 한 달도 안 돼 최대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태평양 전쟁 이후 최단 기간에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을 치르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사실상 참패했다. 향후 일본 정계에서도 이시바 총리 퇴임과 연정 확대, 정권 교체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둘러싼 권력 투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