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 교육감 "학교 자율성 침해"
"진단평가·경시대회 금지 이해 못 해"
전교조 "교육 여건·민주주의 후퇴"
신경호 강원교육감이 28일 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강원지부와 강원도교육청이 2021년 체결한 단체협약이 효력을 상실했음을 선언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원교육청 제공
강원교육청이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강원지부에 3년 전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상실을 통보했다. 진보교육감 시절 협약에 따라 금지된 진단평가와 각종 경시대회, 교육감 표창 등이 교육청 권한과 학교자율성을 제한한다는 이유에서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일방적 협약 파기로 민주적 학교 운영의 근간이 무너질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신경호 강원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교조 출신 전임 교육감 시절에 체결된 단체협약이 교육청이 본연의 권한을 행사하고 정책을 펼치기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어 고민 끝에 효력상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강원교육청이 이날 효력상실을 통보한 협약은 지난 2021년 강원교육청과 전교조 강원지부가 맺은 협약이다. 신 교육감은 취임 이후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 시행과 교육감 표창, 경시대회 부활 등이 단체협약에 가로막히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강원교육청은 교육감 권한을 제한하는 조항 등에 대해 지난해 6월 13일 전교조 강원지부에 갱신을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교섭소위원회와 본교섭 등 10차례 만남을 가졌으나 합의된 안건은 전체 519건 중 27건(5.2%)에 불과했다.
신 교육감은 "학생들을 위한 평가나 경시대회, 교육감 표창이 교원의 임금, 근무조건, 복리후생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과연 이것이 단체교섭으로 금지시킬 만한 대상이라고 생각하는지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도민 여러분께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전교조 강원지부는 "단체협약은 민주적 학교 운영과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근간으로 학생들을 위한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신 교육감이 교권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단체협약에 대해 일방적으로 실효 선언까지 한 것은 1만6,000명 강원 교사들을 기만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단체협약은 노동자의 근무조건 등을 규정하기 위해 양측의 의무를 노사 간 자치적으로 정해 체결하는 것으로 도교육청에 유리한 해석을 받아오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노사가 지속적으로 합의해온 해석 범위가 우선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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