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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금 미리 받든가" '노쇼' 손님 적반하장 태도에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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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금 미리 받든가" '노쇼' 손님 적반하장 태도에 공분

입력
2024.10.28 16:29
수정
2024.10.28 16:54
0 0

4인 닭백숙 예약해 미리 조리
예약 시간 지나 "골프 밀렸다" 취소 요청
음식점 사장 "요리값 보상해달라"
예약자 "전화도 없이 조리" 문제제기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닭백숙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닭백숙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는 닭백숙을 예약해 놓고 식당에 나타나지 않은 손님이 "예약금을 미리 받지 그랬냐"며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여 공분이 일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 닭요리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2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노쇼(no-show·예약 후 오지 않는 행위) 도저히 못 참아서 경찰서 다녀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닭백숙 예약… "골프 밀렸다" 예약 취소 요청

A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쯤 네이버를 통해 '오후 12시 30분 4명' 예약이 접수됐다. A씨는 조리 시간을 감안해 예약 시간 1시간 전부터 조리를 시작했지만, 손님은 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A씨가 전화해 보니 예약자 B씨는 "골프 게임이 밀렸다"며 예약 취소를 요청했다. 이미 1시간에 걸쳐 음식을 조리한 A씨는 "어떻게 해드리냐"고 물었지만 B씨가 '못 가는데 어쩌냐'는 식이었다고 밝혔다. B씨에게 "식당에 미리 연락이라도 주셔야 하지 않냐"고 했지만 오히려 "왜 확인 전화도 안 해보고 요리를 했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B씨에게 "식당은 손님이 예약한 시간에 맞춰 음식을 준비하니, 늦어지는 손님이 미리 식당에 연락해서 말씀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B씨는 '예약할 때 그런 내용을 알려 줬냐'고 반문했다. 이에 A씨가 "네이버 예약 화면에 나와 있고, 예약이 확정되면 (같은 내용이) 한 번 더 휴대전화로 전송이 된다"고 하니 B씨는 전화를 끊어버린 후 다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실제로 A씨가 올린 게시글에 첨부된 예약 화면엔 '메뉴 특성상 조리 시간이 최소 40~50분 소요돼 예약과 동시에 조리가 시작되므로, 2시간 이내 취소 시 예약금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A씨는 B씨에게 문자를 보내 '요리값을 보상해 달라'며 6만 원 입금을 요구했다. 그는 "이런 노쇼 때문에 음식점들이 얼마나 피해 보는 줄 아냐. 계속 전화 안 받으시는데 오후 1시 30분까지 입금 안 해주면 신고한다"며 "골프장 손님들 노쇼 한두 번 받아본 것도 아닌데 오죽하면 경찰서까지 가겠냐"고 말했다.

손님 "노쇼 하나 걸려보라고 막무가내 전화"

A씨 음식점 예약 화면에 나와 있는 안내문. 예약 시간 2시간 이내 취소는 불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네이버 예약 캡처

A씨 음식점 예약 화면에 나와 있는 안내문. 예약 시간 2시간 이내 취소는 불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네이버 예약 캡처

A씨가 공개한 문자 내역을 보면 B씨는 2시간쯤 지나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노쇼할 의도가 없었고, (골프게임이) 계속 밀리면서 예상보다 늦은 1시 30분쯤 끝났다"며 "노쇼로 피해가 크면 예약금을 미리 받거나 조리 시작 전에 한 번이라도 확인 전화를 주면 더 나을 것 같은데, 그런 것 없이 '노쇼 하나 걸려보라'는 것처럼 막무가내로 전화 와서 그러시는 게 너무 황당하다"고 적었다.

A씨는 "예약금은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번거로워해 예약 들어오면 믿고 준비한다. 주말에 바쁜데 예약손님들에게 (어떻게) 일일이 확인 전화하고 조리하냐"라며 "피해를 본 것은 저희 업장인데, 제가 예약 시간 맞춰 요리를 준비한 것이 잘못이냐"고 억울해했다.

이 글엔 "예약은 진상 고객들이 너무 많다", "요즘은 노쇼가 일상이라 예약금 필수로 해야 한다", "적반하장이다. (글) 읽는 내가 다 화가 난다", "골프 칠 돈은 있고 음식값 배상할 돈은 없나 보다" 등 분노 섞인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노쇼 몇 번 당해서 이제 선결제 아니면 예약 안 받는다", "저도 어제 포장 노쇼 당했는데 반응이 비슷하다. 노쇼 하는 사람들 말하는 내용이 똑같다" 등 비슷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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