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KS 5차전서 삼성에 7-5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7년 만의 통합우승
1987년 이후 두 번째 '홈 우승'에 광주 팬들 감격
KIA가 7년 만의 통합우승으로 프로야구 왕좌를 탈환했다. 한국시리즈(KS)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인 12번째 정상 등극이다. KIA는 37년 만에 광주 시민들 앞에서 KS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2024 KBO리그 대장정에 행복한 마침표를 찍었다.
KIA는 2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7전 4승제) 5차전 삼성과 경기에서 7-5로 승리를 거뒀다. 1·2차전 승리 후 3차전을 내줬지만, 4·5차전에서 다시 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4승 1패로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우승 축포가 터지는 순간 37년 만에 홈에서 우승을 목도한 광주 시민들은 가요 '남행열차'를 크게 따라 부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번 시즌 전까지 11번이나 정상에 선 KIA지만 홈구장에서 KS 우승을 확정한 건 1987년 단 한 차례뿐이었다. KIA의 전신 해태(정규시즌 2위)는 당시 정규시즌 1위 삼성을 상대로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1·2차전과 광주 무등구장에서 펼쳐진 3·4차전을 모두 따내며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 외에는 모두 적지나 중립구장에서 축배를 들었다. KBO리그는 2015년까지 2만5,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구장을 보유한 팀 간 KS가 아니면 5~7차전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했다. 이 때문에 KIA는 9번은 잠실(1983·86·88·89·93·96·97·2009·2017년), 1번은 대전(1991년)에서 우승 축배를 들었다. 중립구장 제도가 폐지된 이듬해(1·2·6·7 차전 정규시즌 1위 구장, 3~5차전 플레이오프 승리 팀 구장)에도 두산에 1차전을 패하고 내리 4경기를 이겨 잠실에서 샴페인을 터트렸다.
이 때문에 KIA 구성원들은 홈구장에서 정상에 서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컸다. 이범호 감독도 경기 전 “선수, 지도자로 KIA에 몸담은 14년 동안 광주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달려왔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날 KIA가 오랜 기다림 끝에 홈 팬들 앞에서 12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이 감독의 소망은 결국 현실이 됐다. 선수단,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은 우승 헹가래를 마친 후 홈 팬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1루 원정석까지 침투한 팬들은 빨간 머플러를 흔들며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은 1회초 2사 1루에 르윈 디아즈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선실점했다. 설상가상 후속 김영웅에게도 솔로포를 내주며 경기 시작과 동시에 0-3으로 리드를 뺏겼다.
KIA 타선은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1회말 1사 1·3루에 나성범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었다. 그러나 2사 1·2루에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점수를 적립하진 못했다.
반면 디아즈는 또 한 번 아치를 그렸다. 그는 3회초 2사 1루에 투런홈런을 날리며 점수 차를 5-1로 벌렸다. 역대 KS 최초의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 한 방으로 KIA는 양현종(2.2이닝 3홈런 5실점)을 마운드에서 내려야 했다.
그러나 KIA는 포기하지 않고 차곡차곡 점수를 뽑아냈다. 그 중심에는 최형우가 있었다. 그는 3회말 1사 1·3루에 1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5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 아치를 그리며 삼성을 압박했다. 운도 따랐다. KIA는 김도영 타석 때 나온 상대 폭투를 틈타 2·3루 주자가 모두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6회말 1사 1·3루에 나온 김태군의 내야 안타로 6-5 역전에 성공, 이날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 8회말엔 박찬호가 1타점 적시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IA는 양현종의 뒤를 이어 김도현(2.1이닝) 곽도규(1이닝) 장현식(1.1이닝) 이준형(0.1이닝) 전상현(0이닝) 등 불펜 투수를 총동원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8회초 2사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KIA의 수호신 정해영이 이재현을 내야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상대 타선을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KS에서 17타수 10안타(타율 0.588)의 맹타를 휘두른 김선빈은 기자단 투표(총 99명)에서 46표(득표율 46.5%)를 얻어 김태군을 1표 차로 제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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