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이제는 바이오] <2>종근당
수입약·복제약 위주 사업 구조 벗어나
샤르코마리투스·이상지질혈증·폐암...
폭넓은 신약 후보물질 확보, 체질 개선
편집자주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수출을 이끌던 산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미래 기술한국을 주도할 새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한국일보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술력, 성장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종근당이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 개발된 약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도입 품목과 복제약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 신약 개발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연 매출액의 9.14%에 해당하는 1,507억 원을 ADC 항암제와 CGT 등의 신약 개발에 투자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매년 매출액 대비 12% 이상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신약 개발에 쏟아부어 왔다”며 “신약 개발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2월 네덜란드 생명공학 기업 시나픽스와 ADC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해 ADC 항암제 개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2022년 9월에는 CGT 위탁개발생산(CDMO) 및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인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 CGT 공동연구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신약 개발 투자에 집중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종근당이 연구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CKD-510(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를 위한 합성 신약)’ 기술을 글로벌 제약기업 노바티스에 수출하는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이란 말초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성 신경질환으로,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리와 발, 손의 근력이 약해진다. CKD-510은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1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받았다.
종근당은 이 외에도 이상지질혈증 같은 만성질환부터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까지 폭넓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CKD-702는 비소세포폐암을 치료하기 위한 바이오의약품이다. 비소세포폐암은 폐암의 8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CKD-702는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차단하고, 암세포를 죽이는 기능을 돕는 신약으로 개발하는 중이다. 현재 임상 1상 단계다.
또 다른 후보물질 CKD-508은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기 위한 합성 신약이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내 지질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로, 주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며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CKD-508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신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종근당 관계자는 "토털 헬스케어 그룹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해 신약 개발은 필수"라며 "앞으로도 많은 환자들에게 우수한 의약품을 공급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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