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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2' 연상호 감독 "김성철, 유아인 교체 부담감 컸지만 잘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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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2' 연상호 감독 "김성철, 유아인 교체 부담감 컸지만 잘했다" [인터뷰]

입력
2024.10.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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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2' 연상호 감독 인터뷰
3년 만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소회
유아인 마약 논란으로 김성철 교체, 부침 없었나

지난 29일 연상호 감독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2'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지난 29일 연상호 감독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2'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연상호 감독이 3년 만에 '지옥2'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보다 더 강렬하고 거대해진 세계관에서 인물들은 각각의 담론을 펼친다. 특히 유아인을 지운 김성철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연상호 감독은 모든 것을 능수능란하게 펼쳐내면서 평단의 호평을 받는 중이다.

지난 29일 연상호 감독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2'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김성철) 의장과 박정자(김신록)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즌1은 2021년 공개 당시 골든 토마토 베스트 호러 시리즈 부문 1위에 등극했을 뿐 아니라 공개 열흘 만에 1억 1천만 시청 시간을 기록, 93여 개국에서 시리즈 TOP 10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서는 삶과 죽음, 죄와 벌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에 대해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3년 만에 돌아왔기 때문에 이야기는 더욱 진화했다. 앞서 아기의 생존, 정진수의 시연, 박정자의 부활 등 궁금증을 남긴 채 끝났다. 이번 시즌에는 천사의 고지와 지옥 사자의 시연이 만연화된 사회 속 각자의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는 새진리회, 화살촉, 소도의 대립과 갈등을 담아냈다. 여기에 갑작스레 등장한 부활자와 이를 둘러싼 새로운 국면이 펼쳐진다.

연 감독은 단편 애니메이션을 내놓았던 시기를 떠올리며 대중의 반응에 목말랐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그리고 그의 작품을 둘러싼 여러 반응들은 감사함을 남긴다. "작품 공개 후 여러 반응이 나올 때 호불호라는 표현도 있지만 들끓는다는 표현이 맞아요. 그것은 작가에게 행운이죠. 내용적인 면에서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제겐 좋습니다. 이 작품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분들이 계신데 감사합니다. 작품을 만든 기획과 맞닿아있고 저도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늘 대중의 반응에서 소통하는 것이 작가니깐요."

연 감독은 오롯이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 중이다.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 흥행 후 '염력' '반도' '정이', 드라마 '방법' '지옥' '돼지의 왕' '괴이'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까지 쉬지 않고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그런 연 감독에게 대중성은 늘 함께하는 키워드다. 연 감독은 "그동안 작업을 하면서 대중성을 생각하지 않고 일을 한 적은 없다. 대중적인 성과가 다 만족스럽진 않았다"라면서 "'부산행' 이후로 호불호가 없는 작품은 없다. 당연히 많은 사람이 모이면 그런 것이 생긴다. 어느 것이 우세한 의견에 상업적 성패가 갈린다. 될 수 있으면 호로 만들고자 했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의 취향을 100% 맞추는 것은 아니었다. 마치 투쟁 같은 작업을 했다. 시즌2는 제 안의 여러 대립된 질문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어느덧 '부산행' 이후 열 번째 상업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그런 만큼 연 감독은 인터뷰 내내 수치나 상업적인 성과보다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했다. '지옥2'과 시의성에 대해 연 감독은 "현재의 세상은 세상을 완전히 다스리는 이데올로기가 점점 미약해지고 있다. 냉전 시대 같은 시대가 아닌, 불확정 이데올로기로 표현하고 싶다. 분수 이데올로기가 상충하는 시대다. 이데올로기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그렇다. 카오스 안에서 질서가 잡히는 과도기적인 상황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상황이 폭동 형태가 아닐 뿐 비슷한 상황이다. 그것 중에 무엇이 올바를까. 그것들을 느끼면서 '지옥'을 썼다"라고 작업 과정을 떠올렸다.

연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시청자에게 거대 담론과 같은 물음표를 던진다. 마지막 순간에서 시청자는 정진수에 이입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받는다. 이는 연 감독이 의도적으로 부여한 장치다. 이를 두고 연 감독은 "시즌2 엔딩이 관객들에게 도전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그런 식으로 관객들과 소통을 하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겐 시즌2의 시청 시간보다 시청 후 시간이 더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특히 김성철이 새진리회의 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지옥행을 숨긴 1대 의장 정진수 역을 맡았다. 시즌1에서 정진수 역할을 맡았던 유아인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에 시즌2에서 하차, 김성철이 그 역할을 대체했다. 이로 인해 시즌2 제작 과정에서 부침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연 감독은 "'지옥'이라는 작품은 만화가 원작이다. 시즌1 때 유아인에게 원작을 똑같이 구현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저는 유아인이 해석하는 정진수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아인의 정진수가 원본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성철에게 유아인 흉내를 해달라고 할 수 없다. 그게 가능하지도 않다. 김성철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답은 원작이었다. 김성철은 정진수를 자기 것으로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고 저는 영상적으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입장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가령 시즌2 오프닝에서 정진수가 등장할 때 클로즈업이 아닌 실루엣으로 천천히 얼굴이 드러나는 연출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연출이다.

이어 "김성철에겐 그 나이대의 배우가 할 수 있는 확신이 있다. 어떤 것을 표현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갖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분석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 김성철은 엄청나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원본처럼 느껴졌을 텐데. 상당한 부담이다. 그럼에도 확고한 확신과 신념으로 멋있게 해냈다"라고 칭찬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문근영은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연 감독은 현장에서의 문근영을 떠올리며 "엄청나게 고요했다. 보통 배우들은 핸드폰을 보던가 이야기를 하는데 문근영은 그저 고요하게 앉아 있었다. 슛이 들어가는데 그 에너지 양이 엄청 컸다. 박정자의 시연을 보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문근영의 눈빛에서 에너지가 느껴졌다. 내공이 있다. 내공의 근원은 현장, 영화밥을 오래 먹은 것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고요하게 본인을 바라본 시간의 내공이다. 굉장히 큰 배우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시즌을 작업하면서 연 감독은 '찬란한 종말'이라는 화두를 내내 떠올렸다. 예측할 수 없는 파도가 밀려오고 세상이 붕괴될 때 민혜진이 새로운 시작을 언급하는 것은 연 감독이 설명하고자 했던 '휴머니즘의 정수'다. 그렇다면 시즌3의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이에 연 감독은 시즌3 제작보다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언급했다. 그는 "'지옥' 세계관 확장을 더 확장할 계획이 있다. 현재 다른 창작자들과 단편소설을 엮은 앤솔로지(연작)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지옥' 단편집이 곧 나온다. 그것은 이 시리즈의 확장과 연관이 있다. 그것이 영상으로 넘어가느냐는 결정할 수 없다. 이는 시즌3의 형태가 아니라 앤솔로지 등 확장의 개념이다. 형식의 차이지만 애니메이션일 수 있다. 태생적으로 실사영화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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