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유족, 국가 상대 손배 소송서 이겨
2021년 다른 유족이 낸 소송도 원고 승소
경찰의 부실 대응 책임, 법원이 재차 인정
경남 진주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22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안인득 사건' 피해자 유가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다시 나왔다. 앞서 다른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작년 말 승소했는데 경찰의 부실 대응 책임을 법원이 재차 인정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A씨 등 5명이 제기한 국가 상대 손배 소송에서 30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들은 이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가족들이다. 배상금은 총 1억3,200만 원이다. 재판부는 "경찰이 직무상 의무를 다해 2019년 3월 안씨에 대한 행정 입원이 이루어졌다면 안씨가 방화 및 살인을 실행하기는 불가능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안인득은 2019년 4월 진주시 한 아파트 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비상계단으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7명에게 상해를 입혀 이듬해 10월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그는 범행 이전인 2010년 피해망상에 시달려 행인에게 칼을 휘둘러 형사처벌을 받았고, 같은 해 공주치료감호소에 입소해 조현병 판정을 받았지만 2016년부터 치료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판결 전에도 안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유족 4명이 경찰의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아 2021년 국가에 약 5억4,000만 원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국가가 이들에게 4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경찰이 안씨의 위험성을 파악하고도 입원 신청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안씨는 2018년 9월부터 사건을 일으키기까지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주민들에게 오물을 투척하고 욕설, 폭력을 일삼았다고 한다. 인근 주민들은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재판부는 "경찰이 피해자 진술 등을 기초로 안씨의 정신 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반복되는 신고 이력도 검토했다면 종합 대책을 강구할 가능성이 커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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