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원에 단체로 사과 문자 전송
"분노 못 참아 거친 언행" 막말 해명
1억 원 합의금 의혹에 "부적절 대처"
"탄핵으로 분열·혼란 가중" 지지 호소
부적절한 언행과 의대 증원 대응 실패로 탄핵 위기를 맞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막말 논란의 진원지였던 페이스북 계정도 스스로 삭제했다.
임 회장은 30일 회원들에게 전송한 단체 문자를 통해 “저의 불신임안이 대의원회에 발의돼 회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며 “엄중한 상황에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누를 끼친 점 백배 사죄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의협 대의원회는 다음 달 10일 임시총회를 열어 임 회장 불신임 안건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안건을 표결할 예정이다. 앞서 의협 대의원 103명은 의대 증원 및 간호법 제정 대응 실패, 연이은 막말과 실언, 의사 명예 실추 등을 문제 삼아 임 회장 탄핵안을 발의했다. 임시총회에서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임 회장은 직위를 상실한다.
임 회장은 최근에도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정신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임 회장은 막말 논란에 대해 “때때로 우리 회원들과 전공의들, 그리고 의대생들이 당하는 피해와 불이익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친 언행을 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1억 합의금 의혹’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대처로 회원 여러분께 깊은 실망을 드렸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당장 저의 모든 SNS(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하고 언행도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임 회장이 사과문을 보내고 한 시간가량 지난 오후 7시쯤 임 회장의 페이스북 계정이 사라졌다.
임 회장은 비등해지는 탄핵 지지 여론을 잠재우려는 듯 “전쟁에서 ‘적전분열’은 필패의 원인”이라며 “의협 회장 탄핵은 결과적으로 내부 분열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우리 스스로는 무력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회무 운영상의 부족함과 미흡함으로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어 비통하지만, 지난 3월 회원들이 선택해 주신 임현택과 지금의 임현택은 여전히 같은 사람”이라고도 했다.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임 회장은 “잘못을 가벼이 여기고 회피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임기 동안 과오를 만회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불신임안 상정이라는 회초리를 맞으면서 저와 집행부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쇄신하겠다”며 “저와 42대 집행부가 회원 여러분께서 부여하신 임무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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