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올라와 빠르게 후진
운전자 "뒤에 사람 못 봤다"
지난 30일 오후 1시 20분쯤 광주 북구 신용동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초등학교 1학년 A(7)양이 후진하는 분리수거 수거 차량에 부딪혀 사망했다. 광주=연합뉴스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던 초등학생이 재활용품 수거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쯤 광주 북구 신용동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 앞에서 초등학생 A(7)양이 B(49)씨가 몰던 5톤짜리 재활용품 수거 차량에 치였다.
초등학교 1학년인 A양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양은 인도에서 별다른 경계 없이 걷고 있다. 청소 차량은 쓰레기 분리수거장 앞에서 인도로 올라선 뒤 빠른 속도로 후진했다. 사고를 낸 차량은 사설 재활용품 수거 업체 차량으로, 아파트 쓰레기장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수거 차량은 단지로 들어선 지 1분도 안 돼 사고를 냈다. 사고 차량 운전자인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뒤에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나 무면허 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
차량에는 후방영상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후진 주행을 주변에 알리는 경고음 발생 장치나 후방 감지 센서 등 후진 보조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후방영상 대신 백미러를 보고 후진했다고 진술했다.
A양의 유가족은 차량 주변에서 상황을 살필 작업자가 있었더라면 충분히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며 성토했다. 유가족은 "수거 차량이 후진하면 당연히 사람이 지나다니는지 지켜봐야 할 작업자가 있어야 하지 않냐"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환경미화원 작업 안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구청 등에서 생활폐기물 처리를 대행하는 업체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세 명이 한 조로 작업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설업체는 폐기물관리법과 환경부의 작업 안전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혼자서 작업을 해도 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경찰은 B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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