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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아파트' 윤수일 "로제 덕 재건축 기뻐…밥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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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아파트' 윤수일 "로제 덕 재건축 기뻐…밥 사고 싶다"

입력
2024.10.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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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믹스 버전, 그런대로 어울려"
"로제 아파트 덕 K팝 위상 높아져"

가수 윤수일(왼쪽)과 로제.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1982년 발매된 윤수일의 '아파트'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어틀랜틱 레코드,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수 윤수일(왼쪽)과 로제.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1982년 발매된 윤수일의 '아파트'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어틀랜틱 레코드, 한국일보 자료사진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지난 18일 공개한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곡 '아파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42년 전 발표된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도 덩달아 조명을 받고 있다. 윤수일은 "제 노래가 다시 관심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축하할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수일은 3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반 아파트도 (지은 지) 30년, 40년 되면 재개발, 재건축하지 않냐"며 이같이 말했다.

원조 아파트는 슬픈 노래… "5분 만에 작곡"

로제의 아파트와 윤수일의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일부 누리꾼들이 두 노래를 합쳐 리믹스 버전을 만들었는데, 윤수일은 이 노래도 들어봤다고 한다.

그는 "(제 노래는) 아날로그 시대에 만든 아날로그 사운드고 지금은 디지털 시대로, 디지털 사운드와 결합했다"며 "처음에 리믹스한 버전을 들으면서 과연 어울릴까 했는데, 그런대로 어울렸다. 그래서 여러분이 더 이렇게 관심을 주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응원가이지만, 작곡 당시에는 슬픈 노래로 만들었다. 군인이었던 윤수일의 친구가 여자친구가 살던 아파트에 찾아갔는데, 여자친구가 말없이 이민을 갔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만든 곡이 1982년 발매된 아파트였다.

그는 "내가 (친구에게) 소주 한 잔을 권하면서 메모지에 '아무도 (없는) 너는 머물지 못하고 떠난 쓸쓸한 너의 아파트'라고 쓰고 뒷주머니에 넣었다"며 "그 친구를 보내고 집에 와서 5분 만에 작곡했다"고 회상했다.

"로제, 트렌드에 맞게 곡 잘 만들어"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어틀랜틱 레코드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어틀랜틱 레코드

진행자가 "젊은 세대가 윤수일의 아파트에 열광하는 이유가 로제의 아파트 때문만은 아닐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윤수일은 "아파트 자체가 우리의 주거 문화인데, 40년 전에 이 노래를 만들 때 가장 화두가 아파트였다"고 시대적 배경을 언급했다. 그는 "잠실 갈대밭에 하나둘씩 아파트가 생겨날 때여서 국민들이 아파트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을 가졌던 시대"였다며 "지금은 아파트가 너무 많이 생겼지만 (원조 아파트 인기는) 그 로망에서부터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제의 아파트에 대해선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아파트를 주제로 노래를 현재 트렌드에 맞도록 잘 만들었다"며 "제가 음악을 평생 한 사람으로서 봐도 사운드, 비트라든가 멜로디 라인이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사랑을 받을 만큼 아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MZ세대든 또 기존의 (원조) 아파트를 좋아하던 분이든 다 좋아해 주시지 않나 생각한다"고도 했다.

윤씨는 로제를 향해 "딸이나 손녀처럼 나이 차이가 나서 만나기 좀 그렇지만, 제가 내년부터 새로운 음반과 함께 활동을 시작하면 언젠가는 한번 만나게 될 것 같다"며 "만나면 제가 밥을 사든지 따뜻한 격려의 얘기와 더불어서 축하의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제의 아파트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K팝의 위상이 더 높아졌고, 인정을 받고 영향력이 생겼다"며 "40년 전에 제 음악을 사랑해 주던 분들과 지금 우리 가요를 좋아하시는 분들의 사랑의 힘이 창작을 하고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도전적으로 나가는 뮤지션들에 대한 원동력이 돼 너무나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이렇게 관심과 사랑을 많이 주면 앞으로 후배들이 더더욱 좋은 노래들을 만들어서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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