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와 WS 5차전서 7-6 역전승
시리즈 전적 4승 1패... 4년 만의 정상 탈환
'최초 50-50' 오타니, WBC 이어 MLB도 제패
MVP는 1~4차전 연속 홈런 프리먼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가 4년 만에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정상을 탈환했다. 다저스의 간판타자 오타니 쇼헤이는 빅리그 진출 후 치른 첫 가을야구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WS 5차전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7-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8번째 WS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다저스가 WS 정상에 선 건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을 단축했던 2020년 이후 4년 만이자 풀 시즌 기준으로는 1988년 이후 36년 만이다.
아울러 다저스는 43년 만에 이뤄진 양키스와 ‘클래식 매치’에서 다시 한번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다저스는 1957년까지 뉴욕 브루클린을 연고지로 하며 양키스와 지역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팀이다. 이후 다저스가 1958년 LA로 연고지를 옮겼지만, 두 팀은 각각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팀으로 여전히 미국 프로야구의 중심에 서 있었다.
MLB를 대표하는 팀들인 만큼 두 팀은 20세기에만 WS에서 11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이는 특정 두 팀이 WS에서 만난 최다 기록이다. 이 중 양키스가 8번 승리하며 상대전적에서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다저스는 21세기 최초의 맞대결에서 4번째 승리를 챙기며 자존심을 지켰다.
올해 WS의 또 다른 관심사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두 슈퍼스타 오타니와 애런 저지(양키스)의 맞대결이었다. MLB 최초의 ‘50(홈런)-50(도루)’을 달성한 오타니와 ‘홈런왕(58개)’ 저지의 방망이 대결에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비록 WS에서는 오타니(19타수 2안타) 저지(18타수 4안타) 모두 부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2차전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고도 전 경기에 출전해 트로피까지 들어 올린 오타니가 최종 승자가 됐다.
오타니는 다저스에 입성한 첫 해에 WS 우승 반지까지 끼며 그야말로 모든 것을 이뤘다. 지난해 일본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이끈 그는 다저스 이적 첫해에 54홈런-59도루,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타점(130점), 아시아 선수 통산 최다 홈런(225개) 등 숱한 기록을 세우며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 팀의 일원으로 우승해서 영광이다. 다저스에서 첫해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다저스의 힘 덕분에 정규시즌을 무사히 마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팀의 힘으로 이겨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팀의 힘이다. 이런 팀의 일원이라 영광"이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다저스는 선발 잭 플레허티가 1.1이닝 4실점으로 물러나며 흔들렸지만, 7명의 불펜 투수가 마운드를 지키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WS 최초의 1~4차전 연속 홈런(2021년 애틀란타 시절까지 포함하면 6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프레디 프리먼은 이날도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4타수 2안타 2타점, 무키 베츠가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승리를 합작했다.
다저스의 출발은 불안했다. 1회말 저지의 투런포에 이은 재즈 치좀 주니어의 백투백 홈런으로 3점을 헌납했고, 2회말과 3회말에도 각각 1점을 내주며 0-5로 밀렸다. 그러나 정규시즌 내셔널리그 승률 1위(0.605) 다저스의 뒷심은 역시 무서웠다. 5회초 상대 중견수 저지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온 뒤 응집력을 발휘, 대거 5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저스는 6회초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5-6으로 다시 리드를 뺏겼지만, 8회초 무사 만루에서 개빈 럭스의 희생플라이로 재차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1사 만루에서 베츠의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냈다. 다저스는 7-6으로 앞선 9회말 3차전 선발로 나왔던 워커 뷸러를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지켜냈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홈런 4개를 포함해 20타수 6안타(타율 0.300) 2볼넷 12타점 5득점 출루율 0.364 장타율 1.000을 기록한 프리먼에게 돌아갔다. 그는 1960년 바비 리처드(양키스)가 7차전까지 기록한 역대 월드시리즈 최다 타점 기록을 5경기 만에 따라잡았다.
반면 ‘악의 제국’ 부활을 꿈꿨던 양키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캔자스시티, 클리블랜드를 차례로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15년 만에 오른 WS에서는 다저스의 막강한 화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28번째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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