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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공천 개입' 육성 녹취, 직접 설명 나서야

입력
2024.11.01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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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9일 대통령 취임식 전날 선거 브로커 명태균씨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됐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를 둘러싼 의혹들이 이제껏 전언이나 일방적 주장에 그쳤다면, 윤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돼 정치적, 법적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권 신뢰가 걸린 사안인 만큼 윤 대통령의 즉각적이고 소상한 직접 해명이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고 했다. 통화 다음 날인 2022년 5월 10일 김 전 의원은 창원의창 보선 후보로 전략공천됐다. 명씨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81차례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윤 대통령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대통령실은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공천 개입 사실을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관계에 대해 "두 번 만났을 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경선 이후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두 번 만났다는 해명은 하루 만에 거짓으로 드러났고, 대선후보 경선 이후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해명도 이번에 거짓으로 판명난 셈이다. 정치의 기본은 '무신불립'이라는데, 대통령실의 반복된 거짓해명이 국민 불신과 정권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정권이 반환점도 돌지 않았지만 세간에는 '심리적 탄핵'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릴 정도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 국민 불신을 회복해 정권 좌초를 막으려면 의혹의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서야 한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명씨와 통화 당시 당선자 신분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공천에 영향을 미친 혐의로 징역 2년형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의식했을 것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수사·기소한 이가 바로 윤 대통령이다. 이번 육성 공개로 민주당이 탄핵론을 증폭시킬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겠지만, 탄핵 여부는 야당이 아닌 민심에 달려 있다. 지금은 더 이상 "돌을 던져도 맞고 갈 것"이라는 호기를 부릴 때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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