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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쓰레기? ‘비하 핑퐁’에 막판 요동치는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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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쓰레기? ‘비하 핑퐁’에 막판 요동치는 미국 대선

입력
2024.10.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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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종차별 비난하려다 '쓰레기' 실언
공화 지지층 분노 자극… 트럼프 다시 맹공
영국 이코노미스트 예측 “해리스, 열세 극복”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0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매디슨=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0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매디슨=로이터 연합뉴스

번갈아 다른 편을 ‘쓰레기’라 부르는 민주·공화 양당 후보 측의 ‘비하 핑퐁’에 막바지 미국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쓰레기 공방이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에 발생해 11월 미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돌발 변수)급으로 커지는 모습이다.

무색해진 ‘통합’ 메시지

사태 발단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주민 혐오였다. 24일(현지시간) 서부 경합주(州) 애리조나 유세에서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의 쓰레기통”에 빗댔다. 사달이 난 것은 27일 뉴욕 유세에서였다. 트럼프 찬조 연사로 나선 코미디언 토미 힌치클리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으로 불렀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이 광고로 이 사실을 널리 알렸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미국인 600만 명은 물론 3,600만 명이 넘는 라틴계까지 발끈하게 만들 모욕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공수를 바꿀 일이 벌어졌다. 해리스를 돕고 싶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실언으로 도리어 반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바이든이 29일 라틴계 유권자들과의 화상 통화 때 해당 발언을 거론한 것은 트럼프 진영의 인종차별을 비난하기 위해서였지만, 문제는 그를 재선 도전 포기로 이끈 실언이 재연됐다는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다.” 상대 잘못을 꼬집으려다 피장파장이 된 꼴이었다.

30일 백악관까지 나서 “바이든의 언급은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를 향해 증오를 쏟아낸 특정 코미디언의 발언에 대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난감한 이는 해리스였다. 트럼프의 분열적 행태와 자신의 포용성을 대비한 전날 수도 워싱턴 유세 발언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3개 경합주를 하루에 돌며 그가 부각하려 한 메시지도 ‘통합’이었다.

쓰레기 수거차 탄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쓰레기 수거 트럭에 앉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린베이=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쓰레기 수거 트럭에 앉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린베이=AP 연합뉴스

반전 기회를 잡은 트럼프는 집요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록키마운트 유세에서 “바이든이 마침내 그와 카멀라가 우리 지지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다. 쓰레기라는 그의 말은 진심”이라고 했다.

이어 찾은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는 환경미화원이 입는 형광 주황·노란색 조끼를 입고 자신의 선거 로고를 붙인 쓰레기 수거 트럭에 앉아 기자회견을 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조끼를 그대로 입고 유세 무대에 오른 트럼프는 “나는 ‘2억5,000만 명의 미국인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말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과장된 숫자”라고 꼬집었다. 미국 인구는 약 3억4,000만 명이다. 트럼프는 자신과 지지자들을 업신여기는 엘리트로 민주당을 묘사하려 바이든 발언을 강조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나 싶던 선거전 구도는 다시 혼전 양상이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해리스와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각 50%로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 모델의 21일 예측 결과는 트럼프 54%, 해리스가 45%였는데 다시 해리스 상승세로 바뀐 것이다.

미국 CNN방송이 이날 공개한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지지율은 두 후보가 각 48%로 동률이었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은 해리스가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였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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