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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 "이란 영사관 모두 폐쇄"... '독일인 사형 집행'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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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 "이란 영사관 모두 폐쇄"... '독일인 사형 집행'에 강력 반발

입력
2024.11.01 16:35
수정
2024.11.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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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란 이중국적자 사형 집행에
"우리 시민 처형 안 된다 분명히 경고"
이란 "여권은 테러범 면죄부 아냐"

독일 경찰이 지난달 31일 프랑크푸르트 이란 총영사관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FP 연합뉴스

독일 경찰이 지난달 31일 프랑크푸르트 이란 총영사관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FP 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자국 내 이란 영사관 3곳을 모두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 당국이 테러 혐의로 체포한 독일·이란 이중국적자를 처형한 데 대한 반발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외무부는 이날 "독일 시민 처형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이란에 여러 차례 분명히 전했다"며 "프랑크푸르트·함부르크·뮌헨에 있는 이란 영사관 3곳을 모두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이 문제 삼는 것은 이란 당국의 지난달 28일 독일·이란 이중국적자인 잠시드 샤르마드(69)에 대한 사형 집행이다. 미국 영주권자인 샤르마드는 미 로스앤젤레스에 근거지를 둔 반(反)이란 조직 '톤다르'에서 근무했는데, 이란 정권은 톤다르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그의 체포를 별러 왔다. 이란 정보부는 2020년 항공편 환승을 위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들른 그를 납치해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샤르마드는 이란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2008년 이란 시라즈 테러를 이끌었다는 혐의였다. 독일 정부는 "피고인에게 변론 기회도 주지 않는 등 공정한 재판이 아니었다"며 샤르마드 석방을 요구했지만, 결국 이란은 형 집행을 강행했다.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주독일 이란 대사관 앞에서 이란 영사관 폐쇄 조치를 환영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주독일 이란 대사관 앞에서 이란 영사관 폐쇄 조치를 환영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이 사안은 독일과 이란 간 외교 갈등으로 번졌다. 샤르마드 사형 집행 이튿날, 주이란 독일 대사는 이란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고, 독일에서는 이란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이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에서 독일을 겨냥해 "독일 여권은 테러범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며 "가스라이팅은 그만두라"고 반박했다. 또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을 태그하며 "당신의 정부(독일)는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레바논 내) 대량 학살에 공모하고 있다"며 "당신 나라 국민조차도 당신의 오만한 인권 운운을 비웃는다"고 비난했다. 독일은 미국과 더불어 손꼽히는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국이다.

독일도 날을 바짝 세웠다. 베어보크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란 영사관 폐쇄 방침을 언급하며 "양국 간 외교 관계는 이미 바닥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유럽연합(EU) 테러단체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독일은 수도 베를린에 위치한 이란 대사관은 계속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외무부는 "이란 정권은 샤르마드뿐 아니라 다른 독일인들도 부당하게 억류하고 있다"며 "그들과 자유·민주주의·인권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란의 모든 사람을 위해 외교 채널과 테헤란 독일대사관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는 이란인 약 3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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