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개 우량주' 기반 다우지수
엔비디아 진입 "역사적 전환" 평가
경영 부진 인텔은 '평판 악재'까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 편입된다. 미국 증시 우량주 30개를 모아놓은 다우지수에서 25년간 자리를 지킨 인텔을 내쫓으면서다. AI시대가 불러온 산업 질서 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다우존스사는 전날 성명을 통해 이달 8일부터 엔비디아와 인텔이 다우지수에 각각 편입, 퇴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인텔이 엔비디아에 미국 반도체 대표 기업 자리를 내준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다우지수가 대체로 미국 내 주요 산업별 우량주 총 30개, 일명 '블루칩 클럽'을 토대로 산출되는 지수이기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제국'으로 불렸던 인텔은 1999년부터 25년째 다우지수에 포함돼 있던 반면, 엔비디아는 미국 상장기업 전반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나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 등에만 이름을 올릴 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우지수에서 두 기업이 자리를 맞바꾸게 된 것이다.
WSJ는 "3년 전만 하더라도 엔비디아가 인텔을 대체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이날 변화는 기술 산업 내 운명의 역전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와 인텔의 '반도체 기업 간판 교체'를 불러온 배경은 단연 AI다. 엔비디아는 AI 업무에 필요한 그래픽저장장치(GPU) 설계 시장을 장악한 반면, 인텔은 개인용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 부문 선두를 지키는 데 급급했다. 시장은 AI 중심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 같은 차이는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해 약 240%, 올해 약 170% 상승하는 반면, 인텔 주가는 올해 50%가량 고꾸라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인텔은 CPU 사업 경쟁력마저 휘청이며 '전 직원 15% 구조조정'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분사라는 극단적 상황에 내몰려 있다.
시장에서는 '다우지수 퇴출'이 그 자체로 인텔 경영난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미 빈약한 평판에 추가 타격이 가해지며 투자자 신뢰를 더욱 잃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일 다우지수 퇴출 발표 직후 연장 거래에서 인텔 주가는 1.6% 하락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2.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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