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의 선택]
해리스, 마지막 유세 펜실베이니아에 집중
"모든 미국인 대통령 될 것" 라틴계에 구애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3곳 돌며
"대선일은 미국 해방의 날" 불법이민 성토
2024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란히 펜실베이니아주(州)를 찾았다. 이번 선거 승부의 방향키를 쥔 펜실베이니아는 해리스·트럼프의 지지율이 거의 동률로 나왔던 초접전 양상의 최대 경합주다. 두 사람 모두 마지막 날 유세에서 승리를 낙관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해리스의 피날레는 '희망'
해리스는 마지막 유세에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에서만 5곳(스크랜턴·레딩·앨런타운·피츠버그·필라델피아)을 돌았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에 막판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는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곳이자, 전날 발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48%로 동률을 기록한 초접전 양상의 최대 격전지다.
해리스의 테마는 희망이었다. 그는 앨런타운 유세에서 "우리는 지금이 미국에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위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나는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 리더십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가족·친지에 대한 투표 독려를 당부하기도 했다.
라틴계 지지도 호소했다. 해리스는 "나는 자랑스럽게도 오랫동안 푸에르토리코와 그곳의 주민들에게 헌신해 왔다"며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논란을 재점화할 의도가 담겼다. 앞서 지난달 27일 트럼프 지지 유세에서 그를 지지하는 연사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 불러 라틴계 유권자 빈축을 샀다. 펜실베이니아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8만 표 차이로 승리를 안겨줬는데, 푸에르토리코 출신 미국인은 약 47만 명이나 거주하고 있다.
해리스는 필라델피아에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세계적 팝 가수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의 지원사격 속에 마지막 유세를 마쳤다. 그는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며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모멘텀(동력)은 우리 편"이라면서 "시작이 그랬듯 낙관주의와 에너지, 기쁨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외쳤다.
트럼프의 마무리는 '맹공'
트럼프는 이날 하루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펜실베이니아 2곳(레딩·피츠버그)을 돌고 미시간 그랜드래피즈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그랜드래피즈는 2016, 2020년에도 트럼프가 마지막 유세지로 찾았던 곳이다.
트럼프의 마지막 유세일 전면에 부각된 건 '정권 심판론'이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대선을 미식축구에 빗대 "공은 우리 손에 있고 우리는 (득점까지) 2야드 지점, 또는 1야드 지점에 있다"고 지지층을 격려했다. 해리스가 인플레이션과 불법 이민자 유입에 책임이 있다고도 다시금 주장했다.
그는 '선벨트'(일조량 많은 남부 지역)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유세에서도 불법 이민을 성토했다. 트럼프는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범죄자들의 침입을 막아내겠다"고 호언했다. 또 "(멕시코가) 범죄자와 마약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으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별렀다. 다만 피츠버그 유세에서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전설적 야구선수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아들을 소개하면서 "나는 푸에르토리코를 사랑한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는 마지막으로 찾은 그랜드래피즈에서 여성비하 욕설을 쏟아내며 결국 '막말 본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중진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겨냥해 "사악하고 역겨운 미친년(evil sick crazy bitch)"이라고 폭언을 퍼부은 것이다. 트럼프는 또한 "투표를 통해 우리나라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미국의 영광'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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