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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트럼프가 각자 미국 대선 승리를 기대하는 5대 요인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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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트럼프가 각자 미국 대선 승리를 기대하는 5대 요인 살펴보니...

입력
2024.11.06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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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의 선택]
영국 BBC, 해리스·트럼프 승리 가능 요인 분석
인플레이션 불만 정권 교체 여론 올라탄 트럼프
트럼프 재집권 공포감에 반사이익 얻는 해리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유세 중 춤추고 있다. 레딩=AP 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유세 중 춤추고 있다. 레딩=AP 뉴시스

11·5 미국 대선이 사상 유례없는 초박빙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 핵심 경합주(州) 모든 곳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포인트 차이, 오차범위 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투표 당일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자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투표장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트럼프가 이길 수 있는 이유

영국 B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가 ①야당 후보라는 점이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5가지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꼽았다. 최대 쟁점인 경제 문제에 있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만큼 정권 교체 바람이 거셀 수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 이후 최악의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대한 유권자 피로감이 큰 탓이다. 바이든은 낮은 평균 실업률과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는 주가를 성과로 앞세우지만 “4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졌냐”는 트럼프의 한마디에 빛이 바랜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10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미국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는 62%가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②온갖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고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다는 점도 승리 요인이다.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여파와 전례 없는 형사 유죄 판결에도 트럼프 지지율은 4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BBC는 “대부분 공화당 당원들은 ‘자신은 정치적 마녀사냥의 희생자’라는 트럼프 말에 동의한다”고 지적했다.

③불법 이민 문제에 대한 공감대 또한 두텁다. 사상 최다 불법 이민자 유입으로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악영향을 받으면서 다수 유권자가 '이민자 문제는 트럼프를 더 신뢰한다’는 반응이다.

④고학력 유권자보다 저학력 유권자의 비율이 높은 것도 유리한 선거 지형이다. 농촌·교외 지역에서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트럼프가 유리하다는 의미다.

⑤‘강력한 리더’라는 이미지도 득점 포인트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미국이 수십억 달러를 지원해 주는 데 대한 미국인의 반감이 상당한 데다,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이 약해졌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임기 때는 큰 전쟁이 없었다며 “대통령이 되면 곧장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 뮐렌버그대 메모리얼 홀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앨런타운=AP 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4일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 뮐렌버그대 메모리얼 홀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앨런타운=AP 뉴시스


해리스가 이길 수 있는 이유

①해리스는 트럼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유권자 다수의 호감을 사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탓이다.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는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했지만 바이든에게 패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파시스트”,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트럼프 복귀에 대한 두려움을 부각시키는 해리스의 선거 전략이 온건파 공화당 지지층과 무소속 유권자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②해리스가 바이든이 아니라는 점도 강점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나이 때문이다. 해리스는 바이든이 지난 7월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패배감에 젖어 있던 민주당 지지층을 빠르게 결집시키고 있다. '고령 리스크'로 바이든을 주저앉혔던 트럼프는 역설적으로 바이든 사퇴 후 역대 최고령 대선 후보가 되면서 되레 유권자의 우려를 사고 있다.

③재생산권(스스로 출산을 결정할 권리) 등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도 큰 자산이다. 임신중지(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를 뒤집은 ‘로 대 웨이드’ 판결 폐지 이후 치러지는 첫 대선이란 상징성도 해리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선벨트'(일조량 많은 남부 지역) 경합주(州) 애리조나를 비롯해 10개 주에서 이번 대선과 함께 낙태권 찬반 투표가 진행된다는 것이 해리스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큰 동력이 되고 있다.

초박빙 선거 판세를 감안하면 ④고학력·고령 유권자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큰 이점이다.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유권자층인 만큼 해리스로서는 기대를 걸 만하다. 적지 않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유권자 등록을 하고서도 정작 투표는 하지 않았던 2020년 대선을 재현할 수 있어서다.

⑤해리스가 모금한 선거자금이 트럼프 측을 압도한다는 점도 해리스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해리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선거 광고비만 트럼프의 2배를 지출하는 등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일례로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쓴 광고비만 해리스가 1억5,900만 달러(약 2,200억 원), 트럼프는 1억2,000만 달러(약 1,65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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