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홈페이지가 5일 오후 처리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트래픽으로 접속이 안 되거나 상당 시간 지연되는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군 당국은 곧바로 대응에 나섰지만 불안한 상태는 6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국방부와 같은 서버를 사용하는 합동참모본부 홈페이지도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고, 환경부 홈페이지도 같은 장애를 겪었다.
이번 디도스 공격의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러시아나 북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안업계 분석이다. 지난 1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파병 등에 따라 국제 해킹 그룹의 국내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 러시아 해커그룹이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을 보내는 건 당연한 임무”라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말을 문제 삼아 사이버 공격을 예고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러시아 해커들은 이미 여러 차례 우리 정부 기관과 금융사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시도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우리를 향해 “위험한 길을 택하지 말라”고 위협한 뒤 디도스 공격이 이뤄진 점도 심상찮다. 선 넘은 막말과 섣부른 도발은 오랜 기간 이어진 한러 우호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걸 러시아는 명심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게 자중해야 마땅하다.
누구 소행이든 이를 막아 냈어야 할 국방부의 보안망이 뻥 뚫린 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더구나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디도스 공격을 예상하고 보안 강화까지 권고했는데도 속절없이 당한 건 납득이 안 된다. 사이버 공격을 받고 하루가 다 되도록 이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대목도 불안하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배속된 북한군과 첫 전투를 벌였다고 확인했다. 적잖은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러 군사 결탁으로 앞으로 온오프라인 복합 동시 도발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국가 배후 해킹 조직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과 체계로 빈틈없는 안보망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미래전은 사이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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