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시대]
7개 경합주 트럼프 싹쓸이… 박빙 예상 무색
승부 기울자 “모두의 대통령 될 것” 승리 선언
47% 벽 넘어 확장… NYT “미국, 우경화 중”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했다. 여론조사와 다른 압도적 격차였다. 공화당은 연방 상원 다수당 위상을 탈환했다. 4년간 미국이 우경화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폭스뉴스는 미 동부시간 6일 오전 2시(한국시간 6일 오후 4시)쯤 방송 자막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트럼프가 전날 실시된 대선에서 전체 선거인단 수(538명)의 과반인 277명을 확보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따돌리고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승리 확률을 95%로 계산하며 트럼프 압승을 예상했다. 이어 6일 오전 5시 30분 미 CNN방송 등도 트럼프가 승리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개표 내내 해리스를 리드했다. 초반 반짝 우세하다가 개표가 진행될수록 민주당에 우위를 내줬던 4년 전 대선 당시의 ‘붉은 신기루’(red mirage·공화당 당색이 빨강) 현상이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초접전이 되리라고 관측됐던 7개 경합주(州) 승부도 쉽게 끝났다. AP통신은 선거인단 규모가 16명인 ‘선벨트’(일조량 많은 남부)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의 개표가 89% 진행된 5일 오후 11시 20분쯤 트럼프가 50.8%를 득표해 48.1%를 얻는 데 그친 해리스에게 이겼다고 보도했다. 6일 0시 50분쯤 승리가 유력시되던 선벨트 조지아(선거인단 16명)에서도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고 NYT가 예측했다.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중서부 공업지대) 3개 경합주 중 하나였던 펜실베이니아는 해리스가 근소하나마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94% 개표 시점에 트럼프가 51% 득표율로 48%인 해리스에게 넉넉히 앞서며 트럼프에게 사실상 승리를 안겼다. 이어 위스콘신이 트럼프에게 넘어가면서 승부는 끝났다.
당선이 확실해지자 트럼프는 지지자들이 집결한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 연단에 올라 승리를 선언하며 “미국의 모든 문제를 고치겠다”고 말했다. 수도 워싱턴에 있는 모교 하워드대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개표를 지켜볼 예정이었던 해리스는 연설을 연기했다.
트럼프의 승리는 인플레이션(고물가), 불법 이민 급증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실책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가 결집했기 때문이다. 또 여론조사는 박빙이었지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샤이 트럼프'가 여전히 존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흑인 여성 후보였던 해리스의 득표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선거전 내내 이어진 초박빙 승부는 투표율을 끌어올렸다. 선거 전문가인 마이클 맥도널드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올해 투표율이 2020년의 66.6% 수준을 약간 하회하는 64.7%를 기록할 것이라고 썼다. 사전투표로만 8,200만 명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했다.
전날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네브래스카,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주 등에서 승리하며 100석 중 최소 51석을 확보해 4년 만에 다수당 자리를 되찾았다. 하원에서도 공화당 승리가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까지 공화당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 NYT는 “미국이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중국 등 국제사회는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선보였던 '미국 우선주의'를 더욱 강화하면서 각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에서 이어진 '두 개의 전쟁'도 트럼프 재집권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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