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양도 해상에서 고등어잡이 어선 135금성호(129톤) 침몰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된 가운데 이 배의 항해사인 40대 이모씨가 다수의 동료를 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고 선박인 135금성호 옆 다른 배(일명 줄잡이 배)에 탔던 30대 선원 박모씨는 이날 오전 제주 한림항에서 언론에 자신이 목격한 침몰과 최초 구조 상황을 전했다. 135금성호는 바다에서 여러 척의 배가 역할을 나눠 한 팀(선단·船團)으로 조업하는 '대형선망어업' 어선이다. 선망은 밀집성 어종인 고등어, 전갱이, 삼치 등 어군을 확인하고 이를 포위해 어획하는 어업 형태를 일컫고, 선장이 타는 본선이 70~150톤 규모인 경우 대형으로 분류한다. 129톤급 본선인 135금성호는 불을 밝혀 집어(集魚)를 맡는 등선(燈船) 2척, 그물에 걸린 고등어를 배에 실어 나르는 운반선 3척과 함께 총 6척의 선단을 이뤄 조업했다.
박씨는 "운반선이 한 차례 어획한 고등어를 가져간 뒤 다른 운반선이 오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당시 운반선과 본선을 연결하는 줄을 잡아주는 작업을 하던 중 선장이 배가 뒤집혔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를 인지하고 135금성호에 다가갔을 때는 이미 배가 뒤집혀 선미 프로펠러만 겨우 보이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프로펠러 쪽에 선원 12명이 매달려 있었고, 이들에게 구명환 2개를 던져 사다리에 오르는 방식으로 구조했다"며 "추가 수색을 하던 중 물에 떠 있는 심정지 상태의 선원 2명도 함께 구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135금성호의 항해사 이씨가 필사적으로 선원 다수를 구조했고, 구조를 마친 뒤 제일 마지막에 다른 선단선에 올랐다"고 했다.
건강 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이씨는 한림항으로 와 간단한 진찰을 받은 뒤 "본인이 사고해역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어 동료 구조작업을 돕겠다"며 다시 배를 타고 사고해역으로 나갔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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