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간담회서 '사퇴 요구' 1명 그쳐
"당 분란, 야당이 원하는 그림... 대안 없어"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총리 퇴진론'이 사실상 가라앉았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총선(중의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소수 여당이 된 마당에 당내 분란만은 막아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다시 총리 사퇴 요구가 분출할 수도 있어, 이시바 총리로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날 도쿄 당 본부에서 총선 이후 첫 국회의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는 소수 의견에 그쳤다.
이시바 총리는 회의 시작 후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총선 참패에 거듭 사과했다. 자민당은 10·27 총선에서 191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 의석(전체 465석 중 233석) 확보에 실패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24석)과 합쳐도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소수 여당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날 이시바 총리의 조기 퇴진을 요구한 의원은 딱 한 명뿐이었다. 오히려 '당이 합심해 이시바 정권을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민당 총재 자리를 두고 이시바 총리와 경쟁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장관도 주변에 "이시바 정권 흔들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퇴진론'이 사그라든 이유는 소수 여당이 된 자민당의 현실 때문이다. 당 총재를 교체한다고 해도 이는 마찬가지인 데다, 이번 총선에서 50석을 늘린 입헌민주당(148석)에 공격 빌미를 줄 수 있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요미우리에 "당내 갈등으로 번지는 것은 야당이 원하는 그림"이라며 "이런 상황을 해결할 대안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바닥인 정권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내년 7월 실시될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퇴진론이 재점화할 수 있다. 아사히가 총선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정권 지지율은 34%에 머물렀다. 지난 1일 정권 출범 직후 조사(46%)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아사히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를 지원했던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주변에 '내년 7월까지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 불참, 이시바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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