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원정 온 이스라엘 축구팬 테러
당일 SNS선 "유대인 사냥가자" 메시지도
네타냐후 "나치 '깨진 유리의 밤' 재현" 반발
최근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이스라엘 축구팬들을 겨냥해 벌어진 폭력 사건의 후폭풍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년간 유럽에서 급증한 반(反)유대주의 정서가 가자지구 전쟁이 지속되면서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검찰은 이날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60여 명 중 40명이 공공질서 교란 혐의, 10명이 기물 파손 등 혐의로 벌금 부과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용의자 4명이 여전히 구금 상태인데, 이 가운데 2명은 미성년자다. 검찰은 폭력 사태의 배후에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는지를 계속 수사 중이며 향후 추가 용의자 체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폭력 사태는 지난 7일 밤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 축구팀 아약스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 간 유로파리그(UEL) 경기 직후 벌어졌다. 스쿠터를 탄 신원 불명의 청년들이 원정 응원을 온 이스라엘 축구팬들을 폭행하거나 눈 앞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등 테러를 벌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시 이미 길에 쓰러진 남성이 집단 구타를 당하는 장면, 차량 한 대가 이스라엘인을 치고 달아나는 장면 등도 확산했다. 이 일로 이스라엘 축구팬 최소 5명이 부상을 당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폭력이 벌어진 당일 텔레그램 등에서 "유대인을 사냥하자"와 같은 선동 메시지가 유포된 정황을 확보, 이를 반유대주의 사건으로 규정하고 조사 중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938년 11월 9일 나치 독일에서 벌어진 유대인 약탈사건, 이른바 '깨진 유리의 밤(Kristallnacht·크리스탈나흐트)'의 재현이라며 "친(親)팔레스타인 폭도들이 이스라엘인 수백명을 공격한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암스테르담 당국이 주말 도심 전역에 시위 금지령을 내리고 경계를 강화했지만 유럽 곳곳에선 반유대주의 움직임에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암스테르담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공영방송 칸 소속 기자들이 정체 모를 청년들의 위협을 받고 쫓기다 경찰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오는 일이 벌어졌다. 프랑스에서는 오는 14일 파리에서 예정된 이스라엘 대 프랑스 축구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주변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