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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60% 관세 폭탄은 과장... '미중 모두 타격' 피할 수 있다" [중국 전문가 인터뷰]

입력
2024.11.12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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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주펑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학원장
"미중, 감당 못할 무역전쟁 치닫지 않을 수 있다"
"중국, 대결과 논란 통제 위해 소통·협상 할 것"
"트럼프, 여전히 외교 통한 김정은 설득 믿어"

주펑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학원장. 본인 제공.

주펑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학원장. 본인 제공.

2024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기간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와 무역 최혜국 대우 철폐 등 '강공'을 예고해 왔다. 트럼프 1기 당시 마무리 못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끝을 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주펑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10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이 같은 공약은 "과장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재등장으로 미중 무역관계는 더욱 악화하겠지만, "미국 자신도 얼마든지 무역전쟁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양국 모두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충돌은 피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트럼프 시대 회귀로 2018~19년 있었던 북미 정상 간 비핵화 협상도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 원장은 짚었다. "여전히 트럼프는 대화를 통해 김정은을 감화시킬 수 있다는 개인적 꿈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주 원장은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브루킹스연구소 교수를 역임했다.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현실적인 국제 감각을 갖춘 중국 내 대표적인 미중관계 전문가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오사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오사카=AP 뉴시스

-트럼프가 돌아왔다. 미중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의 실질적 방향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정책도 사실 '트럼프 없는 트럼프 독트린'이었다. 본격적인 중국 압박 정책은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중국 탄압의 정치는 미국 내 좌우를 막론한 만장일치의 정책이다. 새로 출범할 트럼프 2기의 정책이 본질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트럼프는 중국에 '60%의 관세 폭탄과 무역 최혜국 대우 철폐를 예고했는데.

"맞다. 60%라는 '과장된' 관세를 공언했다. 무역전쟁 2.0 버전을 가동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도 완전한 '디커플링'(탈동조화)에는 실패했다. 반도체 전쟁은 미국 기업에도 피해를 안겼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무역전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자신도 알고 있다. 워싱턴도, 베이징도 서로 감당할 수 없는 선을 밟지 않을 수 있다."

-대만해협 갈등은.

"미국은 중국과의 수교 당시 소련 견제를 위해 ’중국은 하나’라는 원칙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반면 오늘날 미국은 중국을 최대 라이벌로 간주하고, 대만 문제는 중국을 자극하고 망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2기에서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다. 다만 베이징도, 워싱턴도 '대만 갈등의 끝(전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양국 모두 대만 문제를 통제 불능의 상태로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시대를 맞는 중국의 대응은.

"기존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 '신냉전'을 단호히 거부할 것이고, 미국이 파고 있는 '지정학적 대립의 함정'을 반대할 것이다. 무역전쟁과 과학기술 경쟁에서 발생할 논란과 대결을 통제할 수 있는 소통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본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회동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파주=AFP 연합뉴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회동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파주=AFP 연합뉴스

-트럼프 재등장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은.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전히 자신을 그리워한다고 믿는 것 같다. 물론 1기 행정부 당시 북미 비핵화 협상은 트럼프 뜻대로 되진 않았다. 그렇다고 북미관계가 크게 악화되지도 않았다. 트럼프는 지금도 외교를 통해 김정은을 설득하고 감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북한이 더 이상 우크라이나전쟁에 개입하지 않도록 설득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북러 간 군사 협력 강화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많은데.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을 ‘전략적 가치가 있는 아우’로 인식하게끔 하겠다는 게 북한의 전략이다. 하지만 한반도 지역의 평화를 바라는 중국으로선 북중러 3각 동맹 복원은 전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은 대북 영향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북한의 생각에 영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한국은 중국과 함께 대북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 불행하게도 윤석열 정권은 한미일 3각 군사 협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이는 북한을 더욱 위협하고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에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허풍에 가까운 얘기다. 다만 그는 분명 혈세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대한 불만을 표명해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축소를 결정하면 휴전 추동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강대국 간 대리전처럼 치러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전쟁은 끝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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