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2년 반 성과]
기재부, 물가·수출 등 지표 관리 자평
국가채무 조정, 건전성 지표·신인도 제고
내수 여전히 꽁꽁... 남은 임기 전망 어두워
윤석열 정부 반환점을 맞아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팀이 긍정적인 지표에 방점이 찍힌 성적표를 내놨다. 물가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취지인데, 전문가들은 지표 이면에 가려져 있는 내수 상황을 보면 지나친 낙관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11일 '윤석열 정부, 반환점을 맞아 경제 성과 점검' 자료를 내고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 물가 상승세 안정화와 높은 수출 증가율로 대외 충격을 최소화했고 역대 최고 국가 신용등급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7일 윤 대통령의 기자간담회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정부 설명대로 물가 등 일부 개별 지표는 선방 중이다. 윤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2022년 5월 5.3%를 기록하다 7월 6.3%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률은 올해 상반기 2%대로 떨어졌고 최근 두 달간 연속 1%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정부는 할당관세와 지원 확대 등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관리한 덕이라고 밝힌다.
수출 또한 호조세다. 반도체 수출 실적에 힘입어 작년 10월부터 13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행진을 기록하고 있고, 경상수지도 9월까지 5개월 연속 흑자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9.1%)을 보이고 있고, 연간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살아나지 않는 내수다.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산업활동동향에 담긴 소비 관련 지표는 어둡다. 상품 소비 수준을 보여 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3분기까지 2년 6개월 연속 줄어 역대 최장 기간 감소세다. 서비스업생산은 3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1.0%)을 기록했다. 현재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올해 2월(100.1)을 제외하면 지난해 9월(99.8)부터 쭉 100을 밑돌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는 있다. 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34쪽짜리 자료에서 ‘내수’를 딱 한 번 언급하며 “내수 회복 가속화를 위해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 방안 연내 추가 마련 검토”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를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윤 정부 임기 후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사실상 대미 수출에서 생기는 경상수지 흑자에 의존해 오다시피 했는데, 이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며 “정부가 건전성 지표에 매달릴 게 아니라 추가 재정 투입까지 염두에 두고 내수를 튼튼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와 투자에 힘을 실어 줄 경기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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