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급등에 순자산 증가
외교, 인사에도 막후 영향력 행사
권력까지 손에 쥔 '세계 1위 부호'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경영자(CEO)의 순자산이 11·5 미국 대선 이후 일주일도 안 돼 100조 원 가까이 더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선 승리로 차기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부터 트럼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승리 연설에서 머스크를 "천재"라 치켜세우고,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도 이례적으로 배석시키며 머스크에 대한 신임을 공인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당선자와 거의 매일같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내각 인선에까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엄청난 재력에 더해 권력까지 손에 쥔 형국이라, 머스크의 영향력은 더 막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 주가, 대선 후에만 40% 뛰어
테슬라 주가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8.96% 상승했다. 트럼프가 대선 승리를 확정지은 6일부터 이어진 급등세를 이날도 이어간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까지 4일 동안 약 39% 올랐고, 대부분이 테슬라 주식으로 이뤄져 있는 머스크의 자산도 같은 기간 700억 달러(약 98조1,260억 원)나 증가했다. 이날 기준 머스크의 자산 총액은 약 3,200억 달러(약 448조 원)로 세계 1위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테슬라를 둘러싼 규제 장벽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에 머스크가 지대한 공을 세운 만큼, 그에게 최대한 유리한 사업 환경을 조성해 주지 않겠냐는 것이다.
테슬라 외에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 뇌연구 스타트업 뉴럴링크, 터널건설회사 보링컴퍼니 등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들 회사는 현재 증권법, 직장 안전 및 노동·시민권 관련 법, 연방 환경법 위반과 소비자 사기 및 차량 안전 결함과 관련된 여러 기관의 조사와 소송에 휘말려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하면 이런 문제들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거액 후원자 머스크, 결국 버려질 것" 관측도
트럼프 당선에 따른 간접적 수혜만 입고 있는 게 아니다. 외교, 인사 등 국정에도 머스크는 직접 개입하고 있다. 이날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5일 이후 거의 매일같이 트럼프 당선자와 시간을 보내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보좌할 참모진 인선까지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트럼프 당선자에게 입김을 행사하는 핵심 인사로 수지 와일스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그리고 머스크를 꼽았다.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전 밝힌 것처럼 정부 개혁을 담당할 정부효율화위원회를 신설해 머스크에게 지휘를 맡길 가능성도 있다. 다만 그가 소유하고 직접 운영하까지 하는 기업이 여럿인 만큼 관직을 직접 맡지는 않고 지금처럼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브로맨스'가 그리 길게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자가 원체 변덕이 심한 스타일인 데다, 그가 머스크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운 것이 다른 측근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기 전문 작가인 데이비드 나사우는 NYT에 기고한 글에서 "머스크는 이미 트럼프 지원에 1억 달러 이상을 썼다. 트럼프가 더 이상 그에게 기대할 게 무엇이 있겠나"라며 "미국 역사에는 거액 후원자들이 대통령 당선 후 버려진 전례가 많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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