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기능 강화...트럼프 1기 때보다는 덜 '당황’
한경협, 다음 달 미국행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재계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관세 인상, 각종 투자 보조금 축소 등 트럼프 당선자가 예고한 경제 정책이 본격 추진되면 우리 기업이 받을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한화 등 주요 그룹은 2025년 초 트럼프 재집권을 대비해 글로벌 대관 조직을 강화했다.
①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지원실에서 해외 대관 업무를 담당한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스(GPA)'팀을 실로 승격하고 김원경 실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재용 회장의 해외 출장길에 줄곧 동행하는 김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의 미국통이다. 마크 리퍼트 미국 법인 대외협력실장(부사장)과 권혁우 GPA 상무 역할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리퍼트 부사장은 2014~2017년 주한미국대사로 지냈고 2022년 삼성에 영입된 권 상무는 산업부 미주통상과장, 통상교섭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총괄과장 등을 거쳤다.
②SK그룹은 올 상반기 북미 지역 대관 컨트롤타워인 'SK아메리카스'를 띄우며 일찌감치 트럼프 2기를 준비했다. SK의 미주 지역 대관을 총괄했던 유정준 부회장이 대표를 맡았다.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도 지난해 출범한 글로벌대외협력(GPA) 조직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GPA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과장을 지냈던 김정일 SK스퀘어 글로벌비즈정책담당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해외 대관조직 중심 '트럼프 2기' 준비
③현대차그룹은 2023년 8월 외교통상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글로벌 대관조직인 글로벌 정책실(GPO)을 새로 만들고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했다. GPO를 이끌 리더로 윤석열 정부 초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외교관 출신 김일범 부사장을 영입했고 올해 들어서는 40여 명 조직으로 규모를 키우고 '사업부'급으로 그룹 내 지위도 올렸다.
전문가 영입도 꾸준히 이어졌다. 2월에는 우정엽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을 GPO 내 글로벌정책전략실장(전무)으로 영입했고 5월에는 장재량 전 산업통상자원부 다자통상협력과장이 글로벌정책전략실 상무로 합류했다. 최근에는 연원호 전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이 GPO 글로벌경제안보실장을 맡았다. 연 실장은 경제 안보 분야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④LG그룹은 2022년 LG그룹 워싱턴사무소를 열고 LG이노텍 법무실장 출신인 임병택 LG전자 전무를 공동 소장으로 임명했다. 같은 해 영입한 조 헤이긴 공동 소장이 트럼프 재집권을 맞아 미 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조지 W 부시 등 공화당 소속 대통령 재임 시절 15년 동안 백악관에서 일하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비서실장에 올랐다. LG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대응 총괄조직인 글로벌전략개발원을 가동하며 대관 인력 규모도 확대했다.
⑤한화그룹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참전 장교 출신의 한인 2세 제이슨 박(한국명 박제선) 전 미 버지니아주 보훈부 부장관을 대외협력 시니어 디렉터로 최근 채용했다. 박 디렉터는 미 국방부·의회 등을 대상으로 소통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한화 관계자는 "한·미 모두를 잘 이해하는 제이슨 박 디렉터는 한화의 방산 진출을 통해 양국 국방 협력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단체도 교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미국상공회의소와 함께 1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재계 회의를 갖는다. 국내 주요 그룹 사장단이 '미국통'인 류진 한경협 회장 주선으로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경영인이 번갈아 개최하는 행사인데 트럼프 재집권을 맞아 예년보다 신청 기업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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