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기자간담회
"한미동맹 강화 확신…협력 강화 기대"
고위당국자 "북미 대화, 우리 입장 반영돼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차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의 한미동맹은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확신했다.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조 장관은 "우방국의 역할 확대와 안보 기여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방향이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과 일맥상통한다"며 "한미동맹이 굳건하게 유지·강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최초로 본격 추진한 미 행정부"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인태 전략을 통해 강조한 자유롭고 열린 인태 질서와 동맹관계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도 강조했다.
올 1월 취임한 조 장관이 기자단과 공식 간담회를 갖는 건 처음이다. 그간 100회의 공식 양자회담을 포함해 각국 외교장관들과 총 120여 회 접촉했는데, 대부분 상대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기대가 높아졌다는 게 조 장관의 평가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북미대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 주도로, 우리 입장이 반영되는 과정을 통해 (미국과 북한 간) 협상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결조건"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당선자의 기본 협상 전략은 초반에 강하게 밀어붙여서 판을 흔들어놓고 거기서 국익을 취하는 것"이라며 2017년과 마찬가지로 북한과의 협상에 앞서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미가 비핵화가 아닌 군축협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핵화 협상 기회가 줄어들면서 마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것처럼 비치는 측면이 있는데, 이것과 실제 정책이 움직이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며 "한미의 비핵화 목표는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때문에 한국의 '가치 외교'가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 기치하에 국익을 강조해도 기본 지정학적 틀을 무시하면서 미국이 앞으로 나갈 리는 만무하다"며 "정책적 조정이 필요한 것이고, 할 수 없는 부분은 지키고 그렇게 하면서 차이를 좁히는 노력이 협의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치 외교'라는 비전은 달라지지 않지만, 이를 실현하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일정 수준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급히 정책을 바꾼다거나 그래야 할 것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를 놓고 바이든·트럼프 정부와 정책 조율이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북한군 포로 신문이나 한국으로 데려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제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속도로 냉각된 한러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이 불법 전쟁에 관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종전 이후 전후 처리과정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러외교 영역이 확실히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