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628억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한 사건
검찰이 자체 브랜드(PB) 상품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으로 순위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쿠팡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2일 서울동부지검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전날 오전부터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이틀째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알고리즘을 조작해 PB 상품과 직매입 상품 등 자사 상품 6만여 개의 쿠팡 랭킹 순위를 부당하게 높였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관련 혐의로 쿠팡에 과징금 1,628억 원을 부과하면서 검찰에 고발했다. 국내 유통업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최대 규모다.
쿠팡은 'PB 상품 판매'와 입점 업체가 판매하는 '중개 상품'을 거래 중개하는 쇼핑몰로 2022년 기준 온라인 쇼핑시장 1위의 사업자다. 쿠팡은 상품 판매량, 구매후기 수, 평균 별점 등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을 반영해 검색 순위를 산정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운영한다. 즉 소비자들은 상품의 검색 순위가 높으면 해당 상품이 판매량, 구매후기 등이 우수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검색 순위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 측은 검색 순위 시스템을 악용해 중개상품보다 PB 상품만 상위 순위에 올리는 행위를 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2019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중개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의 자사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한 것으로 추정한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쿠팡이 임직원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직원 2,000여 명으로 하여금 최소 7,432개의 PB 상품에 7만여 개의 구매후기를 작성하고, 평균 4.8점(5점 만점)의 별점을 부여해 PB 상품이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되기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 선택과 입점업체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쿠팡은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지난달 법원은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리며 알고리즘 사용은 계속 허용했으나, 과징금은 그대로 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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