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서재]
고정욱 작가가 뽑은 한 권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편집자주
로마시대 철학자 키케로는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몸과 같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책이 뭐길래, 어떤 사람들은 집의 방 한 칸을 통째로 책에 내어주는 걸까요. 서재가 품은 한 사람의 우주에 빠져 들어가 봅니다.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고정욱이 꼽은 한 권의 책은 고전 중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다.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노래라는 뜻. 그리스·로마 신화 속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 위장 전술로 승리를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온갖 역경 끝에 귀향하는 10년간의 여정을 그렸다. '경험으로 가득한 긴 여정'이란 의미의 '오디세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고 작가는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에게 생일선물로 받아 이 책을 처음 읽었다. 호메로스를 대표하는 두 서사시 '일리아스·오디세이아'가 함께 실린 판본이었다. 그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담인 '일리아스'보다 '오디세이아'에 더 끌렸다. 오디세우스의 여정이 "어떤 고난에도 포기하지 않고 단념하지 않고 살아온 나의 삶"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그는 "장애인으로서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홀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소년기에 특히 오디세우스에 공감했다"고 했다.
고 작가는 최근 이 책을 다시 펼쳤다. 시중에 나온 거의 모든 '오디세이아' 판본을 구해 읽었다. 내년 초 출간을 목표로 10권짜리 어린이·청소년 대상 '고정욱의 그리스·로마 신화'를 집필하면서다. 그는 "10권 중 앞부분은 신들의 이야기이고, 오디세우스는 9권에 실린다"며 "인간의 끝없는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은 인간을 신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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