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표 '직장인 유리지갑 프로젝트'
조세전문가 임광현 주도, '월급쟁이' 의원 참여
근로소득세 기준 '과세표준' 물가 따라 상향
금투세 폐지·상속 공제 확대 등 '중산층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소득세 물가 연동제'를 추진한다. 세율 적용 기준인 과세표준을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높여 고물가 시대 직장인들 세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안을 받아들인 이재명 대표가 '직장인 유리지갑' 문제까지 꺼내들면서 중산층 표심 사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정책이 기업이나 초부자에 대한 감세는 많이 했는데, 봉급생활자들은 사실상 증세를 당해왔다"며 "민주당은 월급쟁이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유리지갑을 지키기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직장인 유리지갑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프로젝트는 국세청 출신 조세 전문가인 임광현 의원이 주도한다. 여기다 김성회, 백승아 의원 등 ‘월급쟁이’ 경험이 있는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 방향은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다. 각종 공제를 적용한 뒤 실제 세금 납부 대상이 되는 소득(과세표준)을 물가상승률에 맞춰 매년 높이는 방식이다. 현재 직장인들은 과세표준 기준 5,000만 원 초과분에 대해 24%의 소득세를 내는데, 올해 물가 상승률이 5%라면 내년에는 과세표준도 5%(250만 원) 높인 5,250만 원을 기준으로 세금을 산정하게 된다.
그간 근로소득세는 '소리 없는 증세'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08년부터 적용된 과세표준의 대부분 구간이 16년째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급이 늘어나도 물가상승을 고려할 때 실질 소득은 제자리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세금은 명목소득에 따라서만 매겨져왔다. 임 의원은 앞선 기획재정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실질 임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근로자의 세 부담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세금 부담 감소가 오히려 고소득층에게 유리할 수 있고, 면세자 비율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물가연동제에 신중한 입장이다.
민주당은 정부와 국민의힘의 ‘초부자감세’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 대표가 “1,500만 주식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속세의 경우에도 정부가 세율 인하를 내세운 가운데, 민주당은 배우자 공제 상향으로 맞서며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중산층 감세안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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