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세관, 희귀 외래종 밀반입 일당 적발
2년 간 19억 상당 1800마리 밀수
코도모왕도마뱀 밀수 적발은 처음
운반책 속옷 속·담뱃갑 등에 은닉
밀반입된 코모도왕도마뱀(완쪽)과 담뱃갑 속에 숨긴 뱀. 인천공항세관 제공
국제적 멸종위기종 코모도왕도마뱀 등 희귀 외래종을 해외에서 국내로 몰래 들여온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은 크기가 50㎝인 어린 코도모왕도마뱀을 헝겊에 말아 속옷에 넣어서, 새끼 뱀은 몸을 둥글게 말아 담뱃값에 넣어 몰래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A씨와 B씨 등 14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2022년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시가 19억 원 상당의 외래종 1,865마리를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밀반입한 외래종은 도마뱀, 거북, 뱀, 전갈, 곤충 등이었다. 이중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국제 거래가 규제되는 코모도왕도마뱀과 버마별거북을 비롯해 에메랄드트리보아, 양쯔강악어 등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희귀종도 포함됐다. 다 자란 성체는 3m가 넘기도 하는 코모도왕도마뱀 밀반입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인천공항세관은 설명했다.
A씨 등 주범 2명은 세관 검사를 피하기 위해 공짜 해외여행을 미끼로 지인을 끌어들여 밀반입 운반책으로 이용했다. 외래종은 운박책의 속옷 속이나 컵라면 용기, 담뱃갑 등에 숨겨 몰래 들여왔다. 코모도왕도마뱀 경우 태국 암시장에서 유통되는 크기 50~60㎝의 어린 개체를 헝겁에 싸서 속옷 속에 넣는 수법으로 태국 당국의 검사를 피해 밀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몰래 들여온 외래종은 온라인을 통해 팔거나 전문 파충류 판매 업체에게 넘겨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챙겼다. 실제 태국에서 30만 원에 산 버마별거북을 국내에서 400만 원에 팔아 12배 넘는 차익을 남겼다.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일당 B씨는 코모도왕도마뱀 3마리를 전시할 목적으로 몰래 들여온 뒤 정상적으로 반입된 것처럼 증빙서류를 위조해 환경청에 수입 허가를 신청하기도 했다. 해당 신청은 반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압수한 코모도왕도마뱀 2마리 등 살아있는 개체는 국립생태원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외래종 밀수 행위는 생태계를 교란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인 만큼 앞으로도 국경 단계 적극 차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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