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재명, 김혜경 선고 앞두고 "죽을 만큼 미안하다, 사랑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재명, 김혜경 선고 앞두고 "죽을 만큼 미안하다, 사랑한다"

입력
2024.11.14 14:50
수정
2024.11.14 14:58
0 0

배우자 김혜경씨,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
이 대표 "나 때문에 죄인처럼 끌려다녀"
"지금 이 순간 가슴 조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초자치단체장 교육 행사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초자치단체장 교육 행사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배우자 김혜경씨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김씨에게 "고통과 불행만 안겨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14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법정으로 향하는 아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남겼다. 김씨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리기 2시간여를 앞두고 쓴 글이다.

"아내, 평생 남의 것 노리지 않아"

그는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인권운동, 시민운동 한다며 나대는 남편을 보며 험한 미래를 조금은 예상했겠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회술레(사람을 끌고 다니며 창피 주는 일)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며 "(아내는) 평생 남의 것, 부당한 것을 노리거나 기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 업무를 지원하는 잘 아는 비서에게 사적으로 음식물 심부름 시킨 것이 죄라면 죄겠지만, 미안한 마음에 음식물 값에 더해 조금의 용돈도 줬고 그가 썼다는 법인카드는 구경조차 못 했다"며 아내의 무죄를 주장했다.

또 "아내는 내가 불필요하게 세상사에 참견하고, 거대한 불의를 고치고야 말겠다는 오지랖으로 수배를 받고, 검찰청 구치소를 들락거리는 것까지는 참고 견뎠지만, 선거 출마는 이혼하고 하라며 죽어라 반대했다"며 "고생해도 내가 하지 네가 하냐는 철없는 생각으로 아내 말을 무시한 채 내 맘대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시장, 도지사였지만 변호사 때보다 못한 보수에 매일이다시피 수사, 감사, 악의적 보도에 시달렸다"며 "이해타산을 따지면 할 이유가 없는 일이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이었고, 그래도 아내와 가족들은 안전했다"고 덧붙였다.

"재판 준비하는 아내 보며 가슴 미어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14일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14일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이 대표는 자신이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정치 보복이 시작됐고, 자신은 물론 아내까지 표적 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복적이고 집요한 장기간 먼지털이 끝에 아이들은 다행히 마수에서 벗어났지만 아내는 희생 제물이 됐다"며 "선물까지 일일이 뒤져, 혹여 값나가는 것이 있으면 다시 포장해 돌려주고,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조심하며 살아온 아내가 공개소환 수사에 법정에 끌려다니는 장면은 남편 입장에서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안 그래도 힘든 남편이 자기 때문에 더 힘들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 활짝 웃고 말하지만 얼마나 수치스럽고 억울하고 힘들까"라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재판받는다며 일찌감치 준비하고 나서는 아내를 볼 때마다 숨이 막힌다"며 "소설 속에서나 읽었던 가슴이 미어진다는 말을 이 나이가 돼서야 체감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는 웬만해선 울지 않지만, 아무 잘못 없이 나 때문에 죄인처럼 끌려다니는 아내를 보면 그렇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도 가슴이 조여오고 숨이 막힌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아내를 향해서는 "평생, 아직도 나를 자기라고 부르며 자신보다 남편과 아이들을 더 챙기는 혜경아,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라며 "귀하게 자라 순하고 착한 당신에게, 고통과 불행만 잔뜩 안겨 준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한다"고 전했다.

윤한슬 기자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