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전자' 사수하다 4만9900원
"범용 메모리 수요 부진의 영향"
증권가는 "바닥 근접, 매수 권고"
14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가 4년 5개월 만에 4만 원대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무역 갈등 우려가 불거진 와중에 반도체 업황 우려까지 가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00원(1.38%) 내린 4만9,9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삼성전자는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전장보다 1,200원(2.37%) 오른 5만1,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4만 전자'로 반전 마감한 이유에 대해,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 막판 기관 매도세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4만 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6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하락엔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앞서도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PC시장 침체로 해당 기기에 탑재되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같은 이유로 SK하이닉스는 이날 5.41%(9,900원) 급락한 17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김 센터장은 "옵션 만기일이라 투자 기술적인 측면의 매도세도 가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역 분쟁의 전운도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 정부가 TSMC에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고급칩의 중국 기업 출하 중단을 명령했고, 트럼프는 ASML에 대(對)중국 판매 제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처럼 두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트럼프 시대 미중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반도체 업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 하락 마감했다.
다만 전망 측면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다다른 만큼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날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원에서 8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현시점에서는 매수 접근이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최근 주가가 월초 대비 14% 이상 하락한 것은 신규 진입자(새 경쟁자)에 대한 우려와 수요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과격하게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는 평가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았던 다섯 시기 중, 현재는 최악의 시기였던 2015년과 비슷하다며 "최후의 보루는 4만9,000원"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가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 코스피 전체 지수 하락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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