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2년... 검찰 구형 20년보다 크게 낮아
재판부 "우발적...초범, 반성한 점 등 고려"
전 여자 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일명 '거제 교제 폭력 사망사건'의 가해자가 1심에서 검찰 구형량보다 형량이 낮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내 딸은 죽었는데 가해자는 고작 30대에 출소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영석)는 14일 상해치사 및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데이트폭력 범행으로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켰다"며 "이러한 범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엄중한 처벌로 사회적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장한 성인 남성인 피고인은 잠을 자고 막 깨어난 피해자 목을 누르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등의 수법으로 상해를 가했고, 결국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자는 19세의 젊은 나이에 자신에게 펼쳐진 앞날을 경험해 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만 피고인이 살인죄로 기소된 것이 아니고, 교제를 중단하려는 피해자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계획한 범죄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와의 감정 대립 중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A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법정에서 죄책감을 느끼며 자기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재판 후 피해자 이씨의 어머니는 "우리 딸은 이미 세상에 없다. 그런데 가해자는 여전히 살아있다. 징역을 살고 나와도 쟤는 30대밖에 안 된다"며 눈물을 터트렸다.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누리꾼들은 "사람이 죽었는데 12년형이라니 너무 적다", "솜방망이 처벌이다", "데이트 폭력을 가중 처벌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A씨는 4월 1일 경남 거제시에 있는 피해자 이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잠을 자던 이씨의 목을 조르고 뺨과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는 등 30분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A씨의 폭행으로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했으나 머리 손상에 의한 전신 염증반응 증후군으로 사망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부터 A씨를 11번 이상 경찰에 신고했지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번번이 쌍방폭행으로 처리하거나,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에 따라 수사를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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