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북한의 '아웅산 폭탄 테러'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던 최재욱 전 환경부 장관이 17일 0시쯤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최 전 장관은 최근 2년간 뇌경색으로 투병해왔다.
1940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했다. 전두환 정권이 출범한 1980년 청와대 공보비서관에 임명됐고 1986∼87년 경향신문 사장을 지낸 뒤 이듬해까지 청와대 대변인 겸 공보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전국구 국회의원이 됐고,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민주자유당 후보로 대구 달서을에서 당선됐다. 1998∼99년 환경부 장관, 2000년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한국신문상(1972), 세네갈 정부 녹십자훈장(1982), 홍조근정훈장(1985), 국민훈장 모란장(1987)을 받았다.
고인은 1983년 10월 9일 버마(현 미얀마) 수도 랑군(현 양곤) 아웅산 국립묘지 폭탄 테러 현장에서 전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던 수행공무원 15명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다. 테러로 수행공무원 13명과 이중현 동아일보 사진기자 등 총 17명이 숨졌지만, 대열 맨 끝에 있던 최 전 장관과 이기백 당시 합참의장(2019년 별세)은 목숨을 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안내를 맡은 버마 외교부 장관이 지각하는 바람에 예정보다 4분 늦게 영빈관에서 출발해 화를 면했다.
유족은 아들 효종(법무법인 린 변호사)씨와 딸 다혜(미국 사우스앨라배마대 교수)씨 등이 있다. 빈소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18일 오후 1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2)3410-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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