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 및 북러 군사협력과 관련해 “한반도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으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구체적 사안에 대한 언급 없이 "한반도 긴장을 원치 않는다"면서 당사국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희망을 피력했다. 북러 군사동맹 체결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과 경우에 따라 한반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론적인 답에 그친 셈이다.
시 주석은 다음 날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선 “한반도에서 충돌과 혼란이 발생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러 군사협력이 유럽과 인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미칠 심각한 결과와 직접적 대남 도발,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지적하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요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물론 시 주석은 북한 도발은 물론, 군사력 과시를 통한 미국의 대북 압박에 대해서도 함께 경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러의 군사밀착 이후 북중관계가 껄끄러워진 건 중국이 견제 메시지를 이미 북측에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은 타국에 대한 내정 불간섭을 오랜 원칙으로 삼아온 중국 입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북한의 오랜 후견국가인 중국은 상당한 경제 원조를 바탕으로 높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핵 고도화와 함께 해외 참전까지 감행한 북한의 폭주를 방치하게 된다면 '전략적 완충지대'로서의 기대와 달리 중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게 명약관화하다. 중국의 역할 여하에 따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 정세에 상당한 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조정자나 중재자로서의 직·간접적 간여가 있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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