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모임 참가자 성폭행 후 경찰 조사
충격파 상당... "좌절" "추가 폭로 우려 중"
백인 우월·극우·극단주의 문신도 도마에
게이츠 법무 지명자 향한 거부감도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2기 행정부 충성파 발탁'에 따른 후폭풍이 벌써부터 현실화하고 있다.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를 받았던 맷 게이츠(42)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44) 폭스뉴스 진행자의 성범죄 의혹까지 터졌다.
당초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정권 인수팀 내부는 발칵 뒤집어졌다. "지명 철회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트럼프 측은 '헤그세스 임명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중도 낙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명 전 성폭행 의혹 파악 못해" 부실 검증 논란
발단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15, 16일(현지시간) 연속 보도다. WP에 따르면 헤그세스는 2017년 10월 캘리포니아주(州)의 한 호텔에서 공화당 여성 당원 모임에 참가했던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됐다. 당시 경찰 조사까지 받았으나, 2020년 '비밀 유지' 조건으로 비공개 합의를 맺어 기소를 피했다고 한다. 헤그세스 측은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입장이다.
충격파는 컸다. 미국 CNN방송은 "최근 한 여성이 '내 친구가 헤그세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메모를 트럼프의 정권 인수팀에 보냈고, 이후 헤그세스 임명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정권 인수팀은 이번 주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고, 14일 긴급 회의를 열었다"며 "헤그세스 지명 문제를 심사숙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헤그세스의 낙마 여부를 논의했다는 얘기다. 특히 인수팀은 매우 구체적인 피해자 주장에 깜짝 놀랐고, 더 커다란 추가 폭로가 나올까 우려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 검증 논란도 일고 있다. 한 소식통은 "(헤그세스 사안으로) 인수팀 내부의 좌절이 크다. 헤그세스는 제대로 검증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는 헤그세스 지명 전에 그의 성비위 혐의를 전혀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국방장관 후보군 관련 프레젠테이션(PT)을 받던 중, 갑자기 헤그세스를 내정했다"며 "캠프 내 일부는 언론 보도 이후에야 지명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검증도 없는, 즉흥적인 '파격 인사'였던 셈이다.
'극우·기독교 극단주의' 문신도 논란
헤그세스의 몸 곳곳에 새겨진 '극우·기독교 극단주의' 문신도 도마에 올랐다. 15일 미 AP통신에 따르면 헤그세스가 워싱턴 주방위군으로 복무하던 2021년 1월, 방위군 소속 테러 방지팀에서 복무한 한 경비대원은 제보 이메일을 받았다. 헤그세스의 팔에 '데우스 불트(Deus Vult·신의 뜻)' 문신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는 기독교 십자군뿐 아니라 백인우월주의와 연관된 의미를 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슴에는 '예루살렘 십자가' 문신도 있다. 역사학자 토마스 르카크는 "종교적 폭력을 촉구하는 뜻"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측은 일단 인선을 강행할 태세다. 백악관 공보국장에 내정된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수석대변인은 "헤그세스는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고 기소되지도 않았다"며 "그가 미국 국방장관으로 인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게이츠에 대한 공화당 상원의 반대 여론(52명 중 약 30명)도 확산하고 있다는 NBC방송 보도(16일)도 나오는 등 트럼프의 '충성파 기용'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