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더불어민주당의 채 상병 사망사건 국정조사 요구와 관련, 여야에 국조특별위원회 구성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에서 채 상병 국조에 완강히 반대하는 만큼, 현재로선 야당 단독으로 국조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1999년 이후 25년 만에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국조가 실시된 관례가 끊어지게 되는 셈이다.
우 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실에 국조 구성에 대한 입장과 함께 국조특위 위원 추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우 의장은 민주당을 비롯해 야권의 채 상병 국조 요구에도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취해왔지만, 끝내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여당은 추천 절차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자리에서도 채 상병 국조에 대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진행될 뿐 아니라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이 건과 관련해 청문회도 했다"며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즉각 특위 위원 추천 절차에 응하겠다는 입장으로, 위원장으로는 5선 중진 안규백 민주당 의원을 내정하고 있다.
국회법상 민주당 단독으로도 국조특위 구성은 가능하다. 그렇게 될 경우, 앞서 1999년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외환위기와 관련해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단독으로 국조를 출범시킨 이후 25년 만에 단독 국조가 출범하게 된다. 다만, 여당의 막판 참여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국조특위에서 야권의 요구만을 담은 국조 실시계획서를 작성해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의결할 경우 여당으로선 정부 방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2년 전 이태원 국조특위 구성 당시에도 여야가 이견을 보이다 야당 단독으로 출범했지만 여당이 막판에 참여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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