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 "유권자 의지 존중해야" 압박
곤살레스 야당 후보 7월 대선 승리 인정
2019년 '한 지붕 두 대통령' 재현 우려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고 19일(현지시간) 공식 인정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성공을 선언한 지 약 4개월 만에 미국이 곤살레스를 대통령 당선자로 처음 확인한 것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은 지난 7월 28일 열렬히 목소리를 내 곤살레스 후보를 대통령 당선자로 만들었다"며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의지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당국에 대한 미국의 공식 압박이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7월 29일 마두로 대통령이 전날 대선에서 약 51%를 득표해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앞선 출구조사에서는 야권 후보 곤살레스의 압승이 예견돼 부정 개표 의혹이 거셌다. 선관위는 개표 데이터 공개를 거부했지만, 야권은 전국 투표소에서 80% 이상의 개표 데이터를 자체 확보했다며 "곤살레스 후보가 약 67%를 득표해 마두로 대통령(약 30%)을 이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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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시 이번 선거에서 부정 개표가 이뤄졌다고 판단해 왔다. 지난 9월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뒷받침한 베네수엘라 대법관, 선관위 직원, 검사 등을 제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곤살레스는 이날 미국의 발표를 두고 "모든 베네수엘라인의 주권 의지를 인정한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곤살레스는 당국의 탄압을 피해 지난 9월 스페인으로 망명한 상태다. 그러나 그는 내년 1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몇 주 안에 베네수엘라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이 선거 부정 사실을 인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베네수엘라의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벌어진 '한 지붕 두 대통령'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에도 야당이 보이콧한 '반쪽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국회는 그를 인정하지 않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내세워 갈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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