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련 미 의회 초당적 자문기구
AGI 위한 민관 협력 프로그램 제안
"안보 최고 우선순위로도 지정해야"
미국 의회의 초당적 자문기구가 19일(현지시간) 의회에 '인공지능(AI)판 맨해튼 프로젝트'를 띄울 것을 제안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민관 협력을 통해 맨해튼 프로젝트로 세계 최초 원자폭탄을 설계 및 제조했던 것처럼,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AI 고도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범용인공지능(AGI) 개발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면 심각한 경제·군사 위협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게 기구의 경고다.
"중국 AGI 개발 속도 심각하게 봐야" 경고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19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에서 중국과 전략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32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USCC는 2000년 미국 의회가 설립한 독립 기구로, 미중 간 경제 및 안보 관계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영향을 평가해 연례 보고서 형태로 의회에 필요한 정책을 권고한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6명씩 임명한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초당적 기구다.
이날 공개된 USCC의 새 보고서에서 이른바 AI판 맨해튼 프로젝트는 제1권고안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AGI를 '모든 인지 영역에서 인간의 능력과 동등하거나 더 뛰어난 시스템'으로 정의하면서 "의회는 AGI 획득을 목표로 하는 맨해튼 프로젝트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AGI 개발이 충분한 속도와 규모로 이뤄질 수 있도록 주요 AI, 클라우드(가상서버),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다년간 보조금 지원 계약을 맺을 것을 주문했다. 또 국방부 장관에게는 이 프로젝트를 국가 안보 최고 우선순위로 지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권고는 중국 움직임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규모 보조금을 통해 첨단 및 구형 반도체, 항공, 첨단 배터리, 로봇공학, AI 같은 주요 첨단 기술의 자급자족 능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지배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전략에는 모든 국가가 중국에 의존하게끔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USCC 위원이자 소프트웨어 회사 팔란티어의 고문인 제이콥 헬버그는 로이터통신에 "역사적으로 급격한 기술 변화 시기를 최초로 활용한 국가들은 글로벌 권력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중국의 AGI 개발 속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테무·쉬인 겨냥 "면세 한도도 없애야"
USCC는 이 밖에도 △대(對)중국 수출통제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소관 부처인 상무부 산업안보국 인력을 확충하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감독하는 정부합동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제한할 방안을 고안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중국산 소프트웨어나 부품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커넥티드카(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는 차량)뿐 아니라 가전이나 산업용 기계 등 인터넷이 연결된 거의 모든 제품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권고도 보고서에 담겼다.
또 전자상거래업체를 통해 수입하는 제품에 대한 면세 한도를 폐지하라고도 요구했다. 테무, 쉬인 같은 중국 소재 초저가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 규정을 이용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물건을 직배송하는 방식으로 각종 제품을 초저가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현재 800달러인 면세 한도를 없애 중국에서 배송되는 모든 제품에 관세를 매겨 미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위원회의 주장이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