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가상자산 과세 공제
5,000만원 한도 상향 추진
정부여당 '2년 과세 유예' 고수
금투세는 폐지하고 왜 코인만?
형평성 논란에 투자자들 반발도
금투세 이어 '조세 정의' 시험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상자산(코인) 과세 공제 한도를 최대 5,000만 원까지 상향하는 개정안을 추진한다.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250만 원 공제) 법안보다 투자 수익 과세 기준을 크게 높여 투자자들 부담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바탕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매매 수익에 대한 공제액을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내건 공약이기도 하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0일 본보와 통화에서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 차장 출신으로 민주당 '세금통'인 임광현 의원도 "코인 투자가 활발한 젊은층의 소액 투자 이익은 보호해주자는 취지에서 공제 금액을 올리는 부분에 공감대를 많이 이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개정안을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제 한도 '5,000만 원' 상향은 민주당에는 일종의 고육책이다. 금투세(금융소득투자세) 폐지로 진보 진영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와중에 코인 과세까지 '유예'로 돌아서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날 금투세 폐지를 규탄하는 토론회를 열고 민주당을 몰아세웠다.
그렇다고 가상 투자자들 반발을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다. 금투세는 폐지하면서 코인에는 왜 세금을 부과하냐는 형평성 논란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대선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과세 유예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사실상 한도액을 크게 높여 과세효과를 떨어트리는 절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기재위 관계자는 "코인으로 5,000만 원 이상 수익을 내는 투자자는 그야말로 '큰손'들 밖에 없지 않겠냐. 실제 과세효과는 미미하다"고 했다. '무늬만 과세'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이날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코인 과세 유예를 요청하는 청원 동의가 하루에만 3만 명을 돌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은 800만 투자자들, 청년들과 싸우겠다는 것이냐"며 "우리는 민심의 편에 서서 금투세 폐지를 이끌어 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금투세 폐지로 조세 정의 원칙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받은 민주당이 코인 과세로 또 한 번 시험대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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